늦가을, 서울 매력에 흠뻑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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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갤러리 투어 /컬쳐스타트업위크앤드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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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행복한 하루였다.

비가 흩뿌려 거리에 노란 은행나무잎이 수북하게 쌓인 늦가을의 인사동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한국으로 돌아왔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인사동을 포함해, 익선동, 삼청동, 남산 가리지 않고 걸어 다녔던 내 젊은 시절의 거리들이

오늘 하루 종일 내게 행복 세포를 일깨우며 알알이 내 기억을 일깨운다. 
늦은 밤까지 스산한 거리를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와 따스한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쟈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의 ‘재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 Jacqueline’s Tear)’을 듣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약 3시간에 걸쳐 도심 아트 투어 제1탄 ‘인사동 갤러리 투어’가 진행됐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 인사동의 갤러리들을 투어하며 화가들의 작품들을 들러보고 그들의 예술혼을 느껴본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풋풋한 새내기 예술가들의 공예품부터

사진작가의 작품, 회화 작가의 전시회와 컬렉터의 소장품 전시회, 이국적인 아프리카 화가들의 초대전까지

이곳 인사동에선 예술작품이 펄떡거리며 살아 숨 쉰다.

늦가을 비에, 정취에 흠뻑 젖어 인사동 길가에 청사초롱 불이 밝혀진 것을 보고서야 ‘아!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구나…’ 현실로 돌아온다. 
내가 원하는 삶, 원했던 삶, 이렇게 살고 싶다. 

 

참가자들이 갤러리 마루의 커피숍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날 방문했던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에 관해 열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13일 인사동 갤러리 투어를 시작으로 오는 20일에는 북촌과 서촌의 건축 투어,

27일 대학로의 연극 공연장 투어까지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무뎌진 감성을 한껏 일깨워줄

‘서울도심 아트 투어’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커뮤니티인 컬쳐스타드업위크앤드가 처음으로 주관한 이벤트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가장 모범적인 커뮤니티의 하나로 꼽히는

컬쳐스타드업위크앤드의 구성원들은 문화계에서 오래 활동을 해온 전문가들이다.
이들 전문가가 그들이 걸어온 길들을 함께 나누고 확산시킬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 실험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어떤 형태로 발전해나갈지 지금으로써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약 70여 명의 동아리 구성원들의 숫자가 말해주듯 꾸준히 일 년 넘게 모임을 가지며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주며 현재 여기까지 왔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최대 동아리인 컬쳐스타트업위크앤드에서 활동하는

화가 그레이스 함 씨와 연극배우 최미선 씨가 13일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방문한 동덕아트센터. 이날은 마침 13일부터 전시되는 동덕여대 디지털공예과 학생들이

졸업 작품전 디스플레이 준비가 막바지에 달했던 터라 새내기 작가들과 직접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됐다. 
 

문화사업에 뜻을 두고 있는 딸을 위해 함께 예술 공부를 하며 전시회를 다닌다는 부녀지간이

마카롱을 프레임으로 연출한 작품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후광 (이민아 / 금속공예) / 연주자를 거부하는 바이올린 (김민진 / 조형 흑토)


두 번째 방문한 갤러리는 이노 갤러리.

이곳에서는 공대 교수 이재권 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호남의 전경이 ‘호남만경’이란 타이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노 갤러리 2층에 위치한 갤러리 바이올렛에서는 ‘낯빛’이란 주제로 최은경 회화전이 전시되며

작가가 관람객들을 맞아 작품 설명에 나섰다. 
인사동 길을 향해 큰 유리창을 낸 갤러리로 독특한 갤러리 이즈(IS)에서는

토끼화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홍정애 작가의 개인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리수 갤러리를 거쳐 마루 갤러리 지하 1층 특별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작가 초대전은 오늘 인사동 갤러리 투어의 단연코 백미였다.

통큰 갤러리가 소장한 아프리카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희소성과 이국적 풍경이 투어 참가자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카메룬 작가 음파두(Joel Mpahdooh), 탄자니아 작가 부쉬, 세네갈 작가 두츠, 탄자니아 작가 헨드릭,

탄자니아 작가인  팅가팅가, 세네갈 작가 아산닝, 케냐 작가 카툰 등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사진 몇 장을 투척해본다.
 

탄자니아 작가 헨드릭 작품

 


카메룬 작가 움파두 작품

 

탄자니아 작가 부쉬 작품

 

탄자니아 작가 팅가팅가 작품


나른한 인생이 지겨운 이, 오늘 당장 인사동으로 달려갈 것!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이렇듯 행복한 날,

우리 인생의 앞날에 그 무엇이 무서울까? 우리는 50+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