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시 월리 『나의 앙코르 스토리』 

나이듦( Aging)은 또 한번의 기회

2017년 5월 26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설립 1주년을 기념하는 ‘앙코르50+포럼’이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열렸다. 오늘 포럼은 미국 비영리단체 앙코르닷오르그(Encore.org)에서 네트워크 담당이사로 활동하는 벳시 월리(Betsy Werley)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앙코르닷오르그는 1997년에 마크 프리드먼에 의해서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중장년 및 고령 세대의 기술과 활력을 활용해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사회적 움직임을 일으키고자 한다.

벳시 월리는 61세라는 나이에도 날씬하고 꼿꼿한 몸매를 자랑하는 금발의 여성이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설립 1주년을 축하하고, 첫 한국 방문 일정의 피날레를 50플러스캠퍼스에서의 강연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는 인사말로 강연을 시작하였다. 50대에서 60대로, 또 60대에서 70대로, 나이듦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것과 같은데, 자신의 강연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데 작은 영감을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벳시 월리의 인생전환 스토리
벳시 월리는 기업 변호사와 JP모건 체이스맨하탄 은행원으로 사회 생활를 했고, JP모건에 근무하던 시절 처음으로 비영리단체와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부터 다른 사람들이 성공한 삶을 살도록 돕고 싶다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49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NGO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앙코르닷오르그에서 미국과 글로벌 앙코르 네트워크 확장 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다. 앙코르닷오르그는 북미는 물론 아시아, 유럽, 남미까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마크 프리드먼이 설립한 앙코르닷오르그의 “은퇴 후 사회적 경험과 재능을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뜻깊게 사용하자”는 가치는 늘 벳시에게 영감을 주고 열정을 새롭게 하며 인생 3막을 사는 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인생전환’을 통해 얻은 다섯 가지 교훈과 도전과제
벳시는 자신의 ‘인생전환을 통해 얻은 다섯 가지 교훈을 소개했다.
첫째, 기존의 인맥(네트워크)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둘째, 나의 비전이나 꿈을 담은 나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를 만들어 놓아라.
셋째, NGO에서 일하고 싶다면 강의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 신용을 쌓아라.
넷째, 신생기업, 작은 기관들에서는 나의 경험과 재능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섯째, 은퇴 후 구직을 원한다면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원봉사라도 일단 발을 들여 놓아라.

다음은 앙코르-인생전환기의 도전과제와 해결방안
1.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 지를 모르는 것: 앙코르커리어 핸드북을 참조하고 지역 내 전문가 및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2. 가족, 친지들의 반대에 부딪치는 것: 이제 그만 쉬지 그래, 엄마 아이 좀 봐 주세요 등 여러 가지 반대에 부딪칠 때, 내가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새로운 일이 나에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3. 기회를 잡도록 노력하자: NGO단체, 자원봉사활동, 커뮤니티활동, 50+재단 등을 활용하자.

이어서 벳시는 미국의 경우 직장인들의 약 30%가 재직 중에 자원봉사활동을 경험한다고 소개하며, 자원봉사활동은 네트워크 확장, 특별한 경험을 통해 나의 관심분야를 파악, 나의 신용도 향상 등의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앙코르커리어 사례
앙코르닷오르그에서는 60세 이상의 성공적인 사회 혁신가에게 The Purpose Prize(이하 목적상)를 수여하는데, 이번 한국에서의 강연을 위해 벳시는 특별히 재미교포 한국인으로서 목적상을 수상한 두 명의 사례를 소개해주었다.
첫 번째 사례는 아시안 아메리칸 간병인 단체를 구축한 최임자씨다. 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최임자씨는 친정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간호를 해야 할 때에 한국말이 가능한 간병인을 구할 수 없어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도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는 데 착안하여 아시아언어를 구사하는 간병인력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고 현재 미국 내 최대 아시안 아메리칸 고용주가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사례자는 식품관련 사업으로 기아해결에 기여한 스티브 권씨다. 식품영양학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던 스티브 권씨는 은퇴 후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다가 그곳의 열악한 식량사정을 목격하고 고단백 콩제품을 개발하여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사업체 한 곳과 제품의 보급 등을 하는 비영리 단체 한곳을 설립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생애단계를 정의해야
미국 내에는 현재 7천7백만의 베이비부머가 있고 법적인 정년이 없는 미국은 평균 63세에 은퇴를 하는 등 점점 정년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또 벳시는 55~64세의 새로운 기업가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기와 노년기 사이의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기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를 정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100년 전에는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의 전환적 시기를 가리키는 사춘기(adolescence)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덧붙여 새로운 생얘 단계의 활동을 돕는 앙코르닷오르그의 대표 프로그램 두가지를 소개했다.

앙코르닷오르그의 프로그램 소개
1. EFN(Encore Fellowships Network): 기업체 근로자들이 정부 및 NGO에 마케팅, 기술, 재정, 프로젝트 관리 등의 전문기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함. 인텔 등 다수의 기업이 후원사이며, 이들은 퇴직 후, 이전 급여 대비 약 20%의 급여를 받으며 NGO 활동을 하는데, 사회공헌이라는 가치에 의미를 두고 지속적으로 일하고 있다. 후원사로서는 기업 이미지 제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 등의 잇점이 있다.
2. Generation to Generation: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중장년이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 젊은이에게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관련 동영상에서 중장년 세대들이 과학, 예술,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We have more to give. I’m with you.”라는 클로징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강연을 마치며
두 시간 동안 강연 중간 중간에 질의응답 시간을 넣어 청중들의 관심과 집중을 사로잡은 강연이 끝났다. 벳시 월리는 나이듦(Aging)도 기회라며, 50+ 세대의 소중한 재능과 경험을 잘 활용하여 한국을 더 훌륭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 하였다.

질의 응답

Q) EFN은 전문영역에서 특별한 스킬을 가진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인가?
A) 그렇지 않다.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보육, 교육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더 많은 50+ 세대를 어떻게 네트워크와 연결할 지가 늘 고민의 중심이다. 중장년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력 보다 경험이다. 모두가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러니 자신의 경험을 자원봉사를 통해서 펼쳐라.

Q) 가능하면 40대부터 미리미리 은퇴를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앙코르 커리어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을 하는가?
A) 공식적으로는 없다. 다만 우리가 잘 하면 우리가 하는 것을 보고 젊은이들이 배울 것 아닌가. 또 미국 은퇴자 협회에서 50세가 되기 직전에 카드가 나오는데, 이것이 50세를 준비하는데 일종의 알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은퇴를 미루고 있는 65세 남성이다. 서구에서는 은퇴를 한다고 하면 축하를 받지만, 한국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의 50+는 산업화, 근대화, 민주화, 정보화 등 서양에서 200년이 걸려 일어났던 일을 20~30년에 다 겪어낸 위대한 세대이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50+는 대부분 암울하다. 복지는 열악하고 사회에서는 퇴출당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지 말고 평생 일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과 이렇게 다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A) 동감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시민에게나 다 이런 일은 일어난다. 그러니 50+ 세대는 지역사회와 정부에 우리의 가치를 어필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 또한 보다 창의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보여주어야 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

Q) 밀레니언 세대이다. 여러분들의 재능과 경험 나눔은 우리 청년세대에게 큰 힘이 된다. 여러분들은 모두 고유의 스토리와 Value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가치와 스토리가 있는가?
A) 나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생각이 나에게 끊임없이 영감과 열정을 준다. 현재 35명의 대학생에게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 그들이 나를 하나의 롤모델로 여겨준다면 감사하다. 지금 하고 있는 앙코르운동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나도 나이 들어서 저렇게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성공한 것이다.

글·사진 : 김소양 (모더레이터ㅣ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