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 데스터니 번즈(54)는 고향인 클리블랜드로 이사했다. 새로운 개념의 와인 양조장과 시음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번즈의 경력을 고려하면 뜻밖의 인생 2막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녀는 20년 동안 해군 암호 장교로서 일본, 중동 등 세계 여러 곳의 미군 주둔지에서 근무했다. 2003년 예편 후에는 큰 군수기업체에서 13년간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와인을 시음 중인 번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다

일련의 인생사가 사고방식을 바꾸게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자극을 주었다. 첫째, 번즈는 2011년에 나이 50이 되었다. 둘째, 26년간의 결혼생활이 이혼으로 끝나버렸다. 셋째,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해서 집을 떠났다. 북 버지니아에 살고 있던 그녀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무것에게도 매인 데가 없는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늘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뭔가 다른 것을 하면서 진정한 나를 느끼고 싶었다. 군수업체에서 받는 급여를 마다하고 떠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때 완전히 진이 빠진 상태라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고 번즈는 말한다.

번민의 시간을 보낸 후 2013, 번즈는 인생 2막을 고향인 클리블랜드로 돌아가서 살기로 결심했다. 그곳은 언제나 행복한 마음의 고향이었다. 어머니와 형제자매가 아직 살고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뒤 2년을 직장에 계속 다니면서, 자기 자신을 찾는 노력을 시작했다. 인생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과 그녀를 미소 짓게 하고 행복감을 안겨준 시기들을 돌이켜보았다. 행복했던 추억은 언제나 음식과 와인에 관련된 것이었다. “세계 각국에 주둔하는 동안 늘 그 지역의 음식과 와인을 맛보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래서 멋진 음식과 와인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식과 와인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확인한 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고향으로 돌아가 와인 양조업 창업

2015년 봄, 고향에서 약 2년여의 준비 작업을 거친 후, 이듬해 여름에 와인 양조장을 시작했다. 사업의 특징이자 장점은 직접 자신의 포도원을 운영하지 않고, 전국 여러 지방에서 구입한 포도를 사용해 와인을 만든다는 것이다. 직접 포도 재배를 하는데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20가지 다른 종류의 와인을 잔으로 팔기도 하고, 병으로 팔기도 한다. 새로운 개념의 라이프 스타일 와인 양조장을 꿈꾸며 와인 판매뿐 아니라, 와인 클럽, 와인 교실, 라이브 음악, 탱고 레슨, 요가 교실도 운영한다. 또 고기, 치즈, 소스, 스프레드와 같은 음식도 제공한다. 반응은 좋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매월 시음장에서 3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그리고 지역 레스토랑에 대한 납품으로 1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빚을 갚고도 남는 수입이다. 영업 개시 최초 1년간의 총매출은 5십만 달러에 육박했고, 2018년부터는 매년 20%의 매출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2018년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앞으로는 고급 식품점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레스토랑 거래처도 계속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맥주, 위스키나 브랜디도 상품으로 추가하고, 시음장에 와인 저장통을 설치하여 통에서 직접 와인을 따라 마시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원가를 줄일 예정이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자신의 독특한 사업 모델을 프랜차이즈 사업화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2018년 말 현재 18명의 직원(파트 타임 포함)이 있다.

번즈는 다른 중장년 창업가들처럼 사업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확고한 직업윤리, 관리 경험, 사업에 도움이 되는 활발한 인적 네트워크, 충분한 자금조달 등 청년 창업가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이 있다.

 

번즈의 성공의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전직에서 쌓은 경험이다. 군수업체에서 근무할 때 정부 당국에게, 왜 자기 회사에 일감을 주어야 하는지를 주장할 때 사용했던 설득 기술을, 금융기관에 자기 사업에 대한 대출을 신청할 때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둘째,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계획을 수립하였다. 현직에 근무하는 마지막 2년 동안 틈틈이 자신의 사업계획을 다듬었다.

 

셋째, 어렵지 않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또 퇴직 적립금과 연금이 있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든든한 힘이 되었다.

 

넷째, 사업계획 수립 중에도 군수기업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였기 때문에 가계 소득이 줄지 않아 여유를 갖고 새로운 일을 추구할 수 있었다. 와인 양조장을 오픈하기 2주 전까지 계속 근무한 후 사직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중년 창업자에 대한 조언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지만 아직 그럴 용기가 없다. 그럴 땐 숨을 깊이 한번 쉬면서, 자신을 다시 돌아보라.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의 경우, 멋진 직장과 상당한 수입을 마다하고 떠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그렇지만, 난 이것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결심을 한 뒤에는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고 번즈는 말한다.

나의 성공 비결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꾸준하게 실천한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을 수립한 다음, 그 계획에 따라 적어도 하루에 한 가지씩 일을 실천하며, 내 사업 개념이 현실화될 때까지 계속 전진했다.”고 번즈는 말한다.

계획만 세우고 마냥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라. 그러면 목표에 이르는 길이 열린다.

 

출처: Never too old to get rich, Kerry Han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