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기본적으로 호흡기 질환이지만, 일반 감기와 달리 인체 다양한 부위와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중 3분의 1이 맛과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경험했고, 그 외에도 멀미와 구토, 두통, 피로감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러한 증상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가 두뇌와 그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하지만 그간 과학자와 의사들은 바이러스가 두뇌에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두뇌의 장벽을 뚫는 바이러스

우리 몸을 통제하는 신경계의 핵심인 두뇌는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가장 세심하게 보호되는 장기다.

 

가령 뇌를 통하는 혈관은 특수한 세포가 조밀하게 둘러 싸고 있어 포도당 등 양분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고 세균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와 혈액에 포함된 잠재적 위험 물질을 막아낸다.

 

이를 혈액-뇌 장벽이라 하는데, 광견병이나 매독 등 이 장벽을 넘어 신경계를 교란하는 바이러스는 특수한 경우에 속한다.

 

 

독일 샤리테 의과대학의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 역시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거나 우회하는 특수한 바이러스 중 하나일 가능성을 밝혀냈다.

 

헬레나 라드브룩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환자의 시신 33구를 해부했다. 사망자의 평균 나이는 71.6세였으며 증상이 나타나고 평균 31일 후에 사망했다.

 

 

범인은 후각 점막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코와 뇌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인 RNA와 세포에 달라붙을 때 쓰이는 고유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 RNA가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이 코를 통해 두뇌로 이어지는 비강 위쪽의 후각 점막이었다.

 

바이러스가 후각 점막에 달라붙은 다음, 후각 신경을 통해 두뇌의 후각과 미각 중추를 감염시켜 맛과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 연구진은 두뇌에 침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부 환자에게 나타나는 정신착란 증세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의 시험군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일 뿐이지만 코로나19가 두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 중 하나라는 가능성이 밝혀졌다는 것만으로도 진단과 예방, 증상 파악과 치료법 발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