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걸음과 자세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50+모델반> 종강후기-

 

 

봄 학기가 시작되면서 어쩌다 모델반의 학습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나와 코드가 안 맞군이거 힘들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엄숙하게 살아왔을 뿐만 아니라 한 번도 재기발랄한 세월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여기에 지원한 분들은 나와는 다른 부류의 인류일 것이라 생각했다.

 결과는 편견영어로 prejudice! ‘다 늙어서 무슨 모델이야?’라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은 지금 바로 모델반에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모델반은 재기발랄하고 허무맹랑하며 허영심과 사치심에 들떠 있는 사람들이 듣는 수업이 아니라

여생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밝게 살고 싶은 50+들이 들어야 하는 수업이었던 것이다.

 

 

 

수업이 시작되면 처음 10분 동안은 자세 교정을 한다벽과 등을 거의 일치시키고 좌우 어깨를 수평으로머리는 수직으로다리에 힘을 주고 같은 자세로 서 있는다

훈련소에서 신병에게 차렷 자세를 하게 하듯이그렇게 함으로써 바른 자세를 갖게 해 주듯이모델반 수업의 시작은 군대식 차렷 자세가 아니라 모델식 차렷 자세로 시작하는 것이다나이가 들면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흐트러짐에 따라 마음도 가라앉게 되므로 올바른 자세를 만듦으로써 밝은 삶을 사는 신체적 기초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 한 시간 이상의 다양한 걷기가 계속된다가상의 런웨이에서 강사의 지도에 따라 우아하게 걷는 연습을 한다

강사는 계속해서 우아한 걸음에 대해 강조한다팔자걸음이나 터덜터덜 걷는 걸음은 즉각적으로 지적당하며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전방을 주시하며 걷는 걸음이 요구된다.

 계속 앞으로만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일정 걸음 후에 방향전환을 해야 하는데그 때 활용되는 여러 가지 턴의 방법도 다양하게 익힌다

처음에는 ‘왜 꼭 저렇게 걷고 저렇게 전환해야지?’ 생각했는데바로 그렇게 걷고 그렇게 전환하는 것이 자세 교정에 크나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걷기 연습이 협동심을 자아낸다는 것이다평생을 자기 리듬과 템포에 의지하여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보니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추어 함께 걷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가고 수업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동료를 배려하며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알게 된다.

 각자 달랐던 보폭이 비슷해지고 막 걸었던 걸음의 수도 맞춰지며 맞지 않았던 속도까지 맞춰지게 된다

기초반보다 심화반이 더 월등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협동심의 발로이며 배려심의 결과인 것이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새로운 기회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모델반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한다.

한혜진’ 같이 늘씬하고 아름다운 분들만 모델이 되는 것으로 알았지만오늘날의 모델특히 패션 모델은 더욱 현실화되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의 옷은 기성 모델들이 입지만나이든 사람들의 옷은 시니어 모델들이 입고 시범을 보이는 것이 추세가 된 듯하다

그러다 보니 모델반에서 수강한 분들 가운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여 시니어 모델로서 활동하는 분들도 생기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자랑거리일 뿐 아니라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자부심으로도 작용하는 것이다.

 

 

모델반을 지도하는 강사(정경훈제이엑터스 대표) “나이가 들면 신체적으로 많이 침체되게 마련이지만

모델반 수업을 듣게 되면 바른 자세와 우아한 걸음걸이가 되고또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수강생들도 “처음에는 쑥스러움이 있었지만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부심도 생기고 건강한 자세와 걸음걸이가 되는 것 같아 좋다.”면서 

적은 비용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기회가 되면 한 차례 더 수강하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12주의 수업이 끝나면 기초반과 심화반이 합동하여 수료식 겸 발표회를 하는데이 때 가족과 지인들을 초대함으로써 가족 간의 대화와 응원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번 발표회에서 어느 수강생의 가족과 지인들은 플래카드까지 장만하여 응원하기도 했는데 참 보기에 흐뭇한 광경이었다

수료식의 피날레에서는 그동안의 연습과 수고를 한꺼번에 보상 받듯이 모두가 기쁜 자세로 손과 몸을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은 참 보기에 좋았다.

 

모델반은 우리 서부캠퍼스의 인기 강좌 중 하나라고 한다그래서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마감되는 과목 중 하나다

다음에는 손 빠르고 발 빠른 분들뿐 아니라 엄숙하게 일생을 보냈던그래서 머뭇거리며 망설이고 있는 분들도 부지런히 신청하여 참여함으로써

바른 자세와 우아한 걸음걸이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글·사진= 김경일(50+학습지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