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북(First Book)은 교육이 아이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최선책이라고 믿는다. 카일 짐머(60) 대표는 오래전 지역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가난한 아이들은 제 것이라고 할 책들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퍼스트 북을 발족하고 책 보급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지금 코로나 확산으로 학력 저하의 위기에 처한 어린이들을 위해 그녀의 단체는 긴급 활동을 벌이고 있다.
 

       
퍼스트 북의 설립자 카일 짐머

 

자원봉사를 통해 퍼스트 북 출범

짐머는 법대를 졸업하고 워싱턴 DC에서 몇 년간 기업 변호사로 일했다. 동시에 지역의 빈곤 가정을 위해 멀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마사 테이블)에서 학생 개인 교사로 자원봉사를 했다. 그때 그 아이들에게는 자기 책이라 부를 수 있는 책들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계기로 1992년, 사회적 기업 퍼스트 북을 발족했다. 그리고 양질의 책을 제공하기 위한 두 가지 획기적인 모델을 개발했다.

 

하나는 마켓플레이스, 출판사로부터 신간을 구입해 교육자와 프로그램 리더들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자급자족 프로그램이다. 또 하나인 뱅크는 출판업자들이 기증한 최신 서적들을 맞교환하는 최대 규모의 교환소이다.

 

 

학습 도구가 필요한 아이들   
노보아의 가족은 비영리 단체 윈(Win)이 운영하는 브루클린의 노숙자 보호시설에서 산다. 어느 날, 무료로 책을 나눠준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아주 좋아했다. 7살 큰애와 5살 둘째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걷기 시작한 셋째는 아직 읽지는 못해도 종종 책 읽는 흉내를 낸다.”라고 노보아는 말한다.

 

퍼스트 북으로부터 받은 책을 노숙자 보호시설의 아동들에게 배분한다

 

책을 지원한 퍼스트 북은 저소득 지역사회의 학교, 유아 프로그램, 도서관 등에서 일하는 교육자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475,000명 이상의 회원이 참여해 어려운 처지의 아동들을 위해 봉사한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회원들은 학생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보낼 책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짐머 대표는 “아이들은 학교를 벗어나면 흔히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 이제 남은 학년 동안 폐쇄된 많은 학교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혹독한 학습 저하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집에 컴퓨터가 없어 최신 정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서관에도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부분적 이유이다.

 

퍼스트 북은 출판업자들이 기증한 8백만 권에 이르는 책을 무료로 교사 네트워크에 배포하기를 희망한다. 이미 비상 급식소와 노숙인 쉼터 등의 보급거점에 약 170만 권의 도서를 발송했다.

 

교사 연합은 집 없는 학생들이 학습을 계속하도록 돕기 위해 퍼스트 북에서 1만 권 이상의 책과 연필, 책갈피 같은 자재들을 구입해, 윈 보호소에 있는 약 2,500명의 아동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원주민 대상의 공립학교 1학년 선생님인 버켓은 학생 대부분이 가난해서 교육 기자재는 말할 것도 없고 집에 먹을 것도 없다고 말한다. 퍼스트 북은 이 학교 130명 정도의 학생에게 수업용 책 세트를 살 수 있도록 750달러를 주어 그런 부담을 덜어주었다. 아이들은 언제나 자신의 책을 갖고 싶어 한다고 버켓은 말했다.

 

제니퍼는 빈곤율이 30%에 육박하는 한 초등학교의 미디어 전문가다. "학생 중 상당수가 집에 가상 학습 기기가 없다. 그래서 지역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2,500권 정도의 책을 모아 같은 학군 1,000명 넘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이 좋아했다. 그들을 웃게 했다."라고 말한다. 제니퍼는 퍼스트 북에 요청해 750달러를 받아 약 1,400권의 할인 도서를 구입했다.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슈퍼 영웅에 관한 만화나 이야기책이다. 원격학습은 아이들이 선생님과 매일 만나는 기회를 놓친다는 뜻이고, 책을 나눠주는 것은 교육자들이 여전히 학생을 아낀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라고 그녀는 말했다. 짐머는 “교사를 나눠줄 수는 없지만, 약간의 위로와 지원을 해줄 수 있다."라고 말한다.

 

퍼스트 북은 30여 개 국의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과 학교를 대상으로 1억8500만 권 이상의 책과 교육자원을 보급해왔다. 짐머의 지휘 아래 캐나다, 페루, 아이티, 자메이카, 인도, 그리고 늘어나는 국내의 학교, 프로그램, 교회, 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책과 여타 교재에서 스포츠 장비, 겨울 코트, 간식에 이르는 많은 것을 제공하며 아이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출처 :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20/04/23/neediest-cases/first-book-school-closed-coronavirus.html?searchResultPosition=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