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의 열정! ‘노인교육지도사’로 다시 뛴다.
음악과 손끝이 만드는 기적, 시니어들의 뇌를 깨우다!
글·사진 고영숙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전문 노인교육지도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년 시니어 잡 챌린지 「노인교육지도사 양성과정」 직무훈련 및 인턴십 과정이 열렸다. 재취업을 꿈꾸는 60대 교육생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현장을 찾았다.
음악으로 뇌를 깨우다!
10월 2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린 ‘노인교육/비약물적 프로그램’ 수업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마라카스, 캐스터네츠 등을 활용해 리듬을 익히고, 몸타(몸을 타악기로 이용하는 것)와 손가락 인지훈련을 배우며 실질적인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안옥경 강사의 ‘음악 인지훈련’ 수업, 「‘뇌 활짝 클래스! – 음악과 손을 움직여 제2의 뇌를 깨워라’」 시간은 유쾌한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먹 쥐고, 손 펴서~ 두 손을 친구 손 잡고~ 행복합시다~ 랄랄라~”
어르신들에게는 이 간단한 율동이 뇌를 깨우는 ‘입·손 체조’다. 안 강사는 “음악은 언어가 달라도 마음은 통하잖아요. 음악은 장기 기억을 자극하는 최고의 매개체입니다.”라며, 음악이 가진 치유적 힘을 강조했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리듬에 맞춰 핸드벨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지도 실습을 해보았다. 어느새 강의실은 작은 공연장으로 바뀌었고,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뒤이어 신나라 강사의 수업에서는 에너지가 폭발했다.
“감자에서 싹이 나서~ 잎이 나서~ 싹싹싹!”
주먹, 보자기, 가위를 활용한 리듬 게임으로 손과 머리를 동시에 자극한다. 신 강사는 “손은 제2의 뇌예요. 손을 움직이는 순간 체온이 오르고 면역력이 높아지며, 뇌세포가 깨어납니다”라고 말하며 웃음과 움직임을 결합한 수업으로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깨우는 법을 전했다. 교육생들이 직접 앞에 나와 시연을 해보는 시간도 이어지며 현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노인교육은 공감의 일, 나누는 삶의 시작”
42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한 김진순(66) 님은 노인교육지도사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사명을 찾았다.
“우리 세대가 사회의 주축이었지만, 이제는 뒤로 물러난 느낌이에요. 이번 과정은 제게 ‘남은 30년을 어떻게 살아갈까?’를 묻는 계기가 됐어요.”
그는 노인교육을 “가르침이 아닌 공감의 일”로 정의했다.
“20살까지는 부모에게 받으며 살았고, 40년은 성취를 위해 살았다면, 남은 30년은 나누며 살고 싶어요. 그게 진짜 행복 아닐까요?”
그의 말에는 진심 어린 울림이 있었다.
“이왕이면 즐겁게! 노인교육지도사로 인생 3막 도전”
군 생활과 은행 근무를 거쳐 이제 ‘노인교육지도사’로 인생 3막을 준비 중인 김종국 님은 합격 소식에 고향 가는 기차표까지 취소했다.
“군 시절 장병들과 봉사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을 자주 만났어요. 그때 느낀 따뜻함이 오래 남았죠.”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그동안 어설프게 알던 노인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정말 유익하다”라며, 이제 84세 어머니의 감정 변화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어르신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는 그는, 강의실에서 리듬악기로 박자를 맞추며 누구보다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노인교육지도사, 나누며 성장하는 삶
이번 「노인교육지도사 양성과정」은 총 5회에 걸쳐 진행되며, 훈련 마지막 날 희망자에 한해 ‘노인교육지도사 1급’ 자격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이 교육은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시니어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히는 ‘인생 재설계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공감과 나눔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예비 노인교육지도사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행복합시다, 즐겁게 삽시다, 감사합시다!”
그들의 수업 끝인사가 오늘따라 더 따뜻하게 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