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0+멘토단 박정하입니다.
먼저 그동안 가족경제를 책임지느라 참 수고가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퇴직 후 시간이 생겨 자녀와 대화를 시도해보고자 하지만 어려움이 있으시군요.
소통(疏通)의 한자어를 보면 트일 소, 통할 통으로, 막힌 데가 없이 흐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랜 시간 살가운 대화를 하지 않다가 막혀 있던 대화의 물꼬를 트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요즘 젊은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별 뾰족한 답을 주지도 못할 거면서 뻔한 말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설명충(쓸데없이 기계적 설명만 늘어놓는 사람), 안물안궁(안물어봤고 안궁금하다), tmi(투머치인포메이션, 묻지도 않았는데 필요없는 정보를 늘어놓는 것) 등 그들이 사용하는 은어에서 잘 드러나지요.
어차피 말해야 소용없을 걸 말만하면 뭐하나 하는 저항의 태도는 기회의 폭이 좁아진 요즘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의 답답한 심경을 반영합니다.
“졸업 후 뭐할 거야? 같은 말은 ‘빨리 졸업 후 계획에 대해 보고해라’와 같이 압박하는 말로 들리기 십상이죠.
자신도 고민이 많은 상태인데 일단 피하고 싶지 않을까요?
“아무 생각 없어” 라는 말은 ‘생각하기가 피곤하고 힘들다’라는 것이지 정말로 아무 생각이 없진 않겠지요.

아드님이 자신의 계획을 말했더라면 이후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셨나요? 혹시 아버님이 보기에 얼마나 답답한지 훈화말씀을 늘어놓게 될 위험은 없었을까요?
아무리 좋은 말도 상대가 잔소리라고 듣고 흘려보내면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널 믿는다.’ 등의 메시지를 수시로 전달하며 아드님의 전공과 평소 흥미, 강점에 맞춰 관련한 정보를 넌지시 흘려준다던가 하는 게 효과적일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