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거의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남성은 직장에 다니며 경제 활동을 하고, 여성은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일상적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삶의 방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플러스세대는 여전히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지요. 문제는 이들 세대가 인생 후반전에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 참여와 경제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격차는 노후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노후 문제는 남녀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지만, 여성의 경우 리스크가 훨씬 큽니다. 노후생활에 있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불리합니다. 여성에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첫째, 장수 리스크입니다.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보다 6~7년이 더 깁니다, 50플러스세대 여성은 보통 자신보다 3~4세 많은 남성과 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이 사망 한 후에도 홀로 생존해야 하는 기간이 10년 가까이 됩니다. 이 말은 10년간의 노후자산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둘째, 의료 및 간병 리스크입니다. 여성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남성보다 5년가량 더 깁니다. 남성의 경우 건강이 악화될 경우 아내가 생존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이 사망하고 나면 여성은 자신을 돌보아줄 사람 없이 오랜 기간 몸이 아픈 상태로 보내야 합니다. 의료비 통계를 보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대략 2,000만 원 정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몸도 아픈 데 의료비 부담까지 져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독거 리스크입니다. 여성은 배우자와 사별한 후 홀로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결혼한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부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점점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50플러스세대의 여성들은 1인 가구로 혼자 살아가거나 요양시설에서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열악한 노동시장 리스크입니다. 50플러스세대 여성은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직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대개 허드렛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여성은 남성보다 생애 근로기간이 짧고 임금수준도 낮을 뿐 아니라 비정규직 비율도 높죠. 따라서 남성에 비해 노후 자산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 할 때 50플러스세대 여성들은 더욱 적극적이고 면밀한 노후 준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50플러스세대 여성의 노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첫째, 여성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직장여성이라면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미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게 될 경우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고 한 가지씩 실천해야 합니다. 만일 전업주부로 살아왔다면 자녀의 양육이 마무리 된 후 적극적으로 소득 창출 능력을 쌓아야 합니다. 최근 50대 여성의 취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기대하는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여성 스스로 노동시장 진출을 위한 직업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근로 경력을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남편과 사별할 경우에 대비하여 본인만의 노후자금 마련을 준비해야 합니다. 남편의 연금 수령방식을 종신부부형으로 설정하고, 보장지급 기간을 가급적 길게 잡아야 남편과 사별한 후에도 소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 학자금과 결혼자금 지원에 많이 투자하기보다는 자신의 노후를 위한 자금 비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셋째,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운동, 건강관리 등의 노후 질병 예방활동을 50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건강을 잃은 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50대부터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배우자가 떠난 후 홀로 지낼 노후를 생각해서 지금부터라도 남편에게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50세 이후 여성의 삶은 크고 작은 리스크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남편에 대한 내조와 자녀양육, 그리고 부모님 부양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가슴 움츠리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새로운 일을 시작함으로써, 인생 후반전의 꿈을 이루는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