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작년부터 참여하고 있는 청년창업가들에 대한 중장년 멘토 프로그램에 따라 2개의 초기창업회사에 대한 코칭 및 멘토링을 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만나게 되는 나의 파트너들인 대표나 직원들은 대부분 요즈음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30대의 밀레니얼 세대들이다. 청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에서 진화한 뉴식스티라고 자부하는 나도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처리에 있어서 가끔은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 따라서 50+세대가 향후의 기성세대이자 경제·소비의 중심세력인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는 닐 하우,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언급했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는 세대는 이름이 많다. ‘Y세대, 테크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미 제네레이션, 에코붐 세대, 에코 세대, N포 세대, 넷 세대, 새천년 세대’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부르는 것은 그만큼 그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서 소비와 생산 활동 모두에서 향후 10년간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세대이다. 베이붐 세대가 생존, 경쟁, 소유, 부동산, 집단을 중요시 한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취향, 경험, 공유, 무경계, 개인을 중요시 한다.

 

트렌드 분석가이자 상상력연구소장인 김용섭은 저서 『요즘애들, 요즘 어른들』에서 50+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며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진화한 뉴식스티, 이들은 한마디로 과거에 멈추지 않고 세상의 변화에 맞춰 진화한 사람들이다. 젊은 사람들만 트렌디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다. 변화에 관대한 사람은 나이와 무관하게 트렌디 할 수 있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소비, 새로운 경험을 위해 시간과 돈, 노력을 계속 투자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트렌디하다. 우리 사회에는 좋은 안목을 갖고 잘 자란 어른이 필요하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는 더더욱 이런 어른들을 원한다. 그들이 어울리고, 그들이 영향을 받을 선배이자 롤 모델이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는 트렌드에 둔감하고 세상 변화에 뒤처진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늙어간다는 것은 물리적 나이만이 아니라 과거에만 집착한다는 의미도 있다. '내가 왕년에'를 자주 얘기하는 사람들은 현재보다 과거를 살고 있는 사람이기 쉽다.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와 점점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세상은 계속 변한다. 세대차이, 세대갈등, 세대 간 단절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배웠고, 내가 경험한 것만이 옳다는 맹신을 버려야만 세대 차이와 갈등, 단절이 줄어들 수 있다. 나이는 많지만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여러 세대를 다 포용하는 사람이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기회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멋진 스타일은 외모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대하는 태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나는 그동안 50+세대로서 청년들인 밀레니얼 세대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내가 청년들과 함께 일하며 겪었던 한 가지 사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50+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와 조화롭게 함께 일 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

 

# 청년창업가 A씨 (30세 여성) 패션디자인 전공의 여성청년창업가로 여성용핸드백을 디자인하여 해외(미국) 매장에 수출하고 싶어 하는 초기 창업가 A씨를 멘토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동료 K씨와 2명이 함께 멘토링을 하게 되었다. 디자인 능력은 뛰어 났으나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이 없었고, 특히 마케팅에 대한 역량이 약해 보였다. 경험이 많지 않은 사업 분야이긴 했지만 패션시장 전망, 소비자트렌트, 해외시장 동향 등 다양한 시장분석 및 마케팅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하면서 코칭을 진행했다. 여성청년창업가인 A씨를 만날 때는 자존감이 강하고 다소 내성적이며 소극적인 성격을 감안하여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의견을 존중하였으며, 분석한 사업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본인의 의견을 말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발휘하였다. 필요시에는 IT기기에 능한 밀레니얼 세대임을 감안하여 탭을 활용하여 필요한 자료나 영상을 보여주면서 코칭하기도 했다. 몇 달 후에 같이 멘토링 했던 동료 K씨가 나오지 않아서 확인해 보니, A씨가 주관부서에 동료 멘토 K씨는 필요 없다고 거절 의사를 통보해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자기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명확하고 자기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잘 보여 주는 사건이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업적 환경과 디자인 트렌드는 변하고 있는데 과거의 경험 중심으로 주로 말로써 이래라 저래라 코칭을 하는 K씨가 싫었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해 연말까지 밀레니얼 세대인 A씨와 시니어멘토로서 사업적 시너지를 내면서 코칭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사례를 통해서 내가 배운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변화의 트렌드를 읽고 자기계발을 조아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나의 파트너인 다른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내가 경험한 것만이 옳다는 맹신을 버려야만 세대 차이와 갈등, 단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50+세대인 우리 앞에는 아직도 살아가야 할 많은 시간들이 앞에 놓여있다. 그러나 나이는 많지만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여러 세대를 포용할 수 있을 것이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열광시킬 수 있는 뉴식스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앞으로도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들 가까이에서 더욱 많은 뉴식스티가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자주 볼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