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술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건강이 좋아지고 평균수명이 길어졌다. 노년이 안락한 휴식과 여행, 즐거운 취미와 유쾌한 시간으로 채워지면 좋겠다.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여정 끝에서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 황량한 벌판에 서게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건강을 잃으면 회복하기가 무척 어렵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수명이 늘어 장수는 하게 되었지만, 생애주기 중 약 10여 년을 병상에서 보내는 것이 통계이다 보니 결국 ‘무병’이 문제이다. 예방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받아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건강생활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과 올바른 식생활의 선택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평소의 건강관리가 의료비와 간병 비용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

 

경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최소한의 생계와 품위 유지 자금을 준비하여야 한다. 생활비는 월 단위로 규칙적인 소득이 나오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유자산은 안전자산 위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며, 가급적 부동산 비중을 줄여 유동자산으로 전환한다. 문제는 의료비와 간병비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료비와 간병 비용 부담을 자녀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회복지제도의 시행과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상당 부분을 지원한다고 해서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은 본인의 보유자산 활용과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대비한다.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해 보험이나 현금성 자산을 일정부분 보유하는 것이 좋다. 자칫 간과할 수 있는 간병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주거계획이 필요하다. 은퇴 후에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활동의 범위가 내 집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생활스타일과 재무상황, 삶의 목적, 날씨 등을 고려한 입지조건, 대중교통 이용 편리, 의료시설의 접근, 문화․교육․편의시설 이용, 그리고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 등을 고려한다. 자신이 살던 집에서 거주할 경우 미끄럼이나 낙상 등 위험을 감안하여야 한다. 안전 손잡이 설치, 문턱 제거 등 유니버셜디자인을 적용한 주택 리모델링을 고려하여야 한다.

 

자원봉사와 취미 및 여가활동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 사회에 봉사하며 사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 지원, 복지시설의 급식, 이․미용 봉사,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의 도시락 배달, 청소년 시설의 상담 봉사 등 여러 활동이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봉사활동을 해보는 것이다. 단 한 번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끼고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취미와 여가활동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만의 목표와 관심 있는 취미와 여가를 적극적으로 찾아본다. 주변의 문화체육센터를 통해 다양한 취미생활과 예술․문화 활동을 해보는 것이다.

 

간병기에 대한 인식과 준비가 필요하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행복하게 마무리하면 좋겠다. 어느 순간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먼저 자신이 몹시 고통스럽다. 이 시기엔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클 수 있다. 가능하면 부부가 아직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을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다. 이때 그리고 지난 삶을 돌이켜 보면서 자서전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남은 가족들에게도 큰 위로와 위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를 배려한다. 장시간 홀로 남게 될 배우자를 위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2016년 기준으로 4년 정도 더 길다. 보통 부부간에 두세 살 나이차이가 있으므로 남편보다는 부인이 더 오래 살게 마련이다. 남편 사별 후 부인이 홀로 생존할 때 필요한 생활비, 의료비와 보험, 주거문제,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간병대책 등에 대해 대비한다. 만약 의지할 가족이 없거나,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요양시설 등을 미리 예약해 두는 것도 좋겠다.

 

가족 간의 대화에 기술이 필요하다. 사회활동이 줄어드는 대신 배우자와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게 된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관계가 돈독해 질 것 같지만 오히려 전에 없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회사에서 하던 습관대로 부하 다루듯 하면 좋아할 사람 아무도 없다.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대화하는 방법부터 익히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I-Message 전달법은 내가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갖고 있음을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상대에게 진실 되게 전달하는 의사 소통방법이다. 쉽게 되지는 않는다.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상에서의 가사의 분담도 필요하다. 상대방이 겪고 있을 입장을 서로 이해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제라도 가족들과 영화, 공연 등 문화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서 추억을 쌓아보는 것이다. 돈 덜 들이고 할 것은 많다. 그래서 좋은 추억을 남겨주면 좋겠다.

 

 

남겨주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흔히 상속에 대해서 백만장자나 재벌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상속은 누구나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많든 적든 상속이나 증여를 합리적으로 설계해 놓지 않고 사망할 경우 자녀들에게 축복이 아니라 가족관계를 파국까지 몰아넣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신이 멀쩡할 때 깊이 생각해 보고 원칙을 정해 정확한 유언장을 작성해 놓는 것이 좋다. 증여를 하려면 미리 장기적으로 설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상속은 비단 돈 문제만이 아니다. 본인이 쓰고 남은 재산을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자식에게 남겨주거나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훈이라든가 봉사정신, 인생의 가치, 신념 등 무형의 자산을 포함한다.

 

무엇보다 건강 유지가 중요하다. 안정적인 주거계획과 최소 생계와 품위 유지를 위한 경제적 준비에 소홀해서는 곤란하다. 은퇴 후에는 책임감에서 벗어나 진지한 성찰을 통해 자아를 실현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 못했던 공부나 자기 계발 등 하고 싶었던 것도 해보며, 자원봉사나 재능기부 등을 통해 삶의 의미도 찾아가 보는 것이다. 배우자와 많은 대화시간을 통해 배우자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래 함께하면 좋겠다. 그리고 홀로 남겨질 배우자에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고, 아름답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하면 좋겠다.

 

사람들은 행복하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 아브라함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