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30일(월) ~ 10월3일(목)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50+. 남원 지리산에서 길을 찾다」 남원 3박4일 여행 취재 스케치 제4탄(번외편)

 

 

남원시청 일자리경제과 안순엽 계장 인터뷰

남원시청 일자리경제과 안순엽 계장

 

 「50+ 남원, 지리산에서 길을 찾다」수강생 16명으로부터 들은 남원시청 일자리경제과 안순엽 계장님 평판은 “공무원 같지 않은 참 공무원이세요.”라는 극찬이었다. 도대체 어떤 분이길래 이런 상찬을 듣는 단 말인가. 
 서울시도심권50+센터에서 남원 알아보기 강의를 마쳤고, 남원 여행 시엔 공무원과 지역 단체장, 성공적 귀농인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공무 시간이 끝났음에도 밤늦게까지 서울 아줌마 아저씨들 이야기를 들어주며 남원 자랑을 한 분. 단독 인터뷰를 해보니 남원의 인구와 귀농 귀촌인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분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남원 실정을 훤히 꿰고 있는 것은 물론, 부족한 점도 솔직하게 토로하고, 남원 자랑은 그 이상으로 많이 하는 분이었다. 공무원이 모두 이러하다면 이 나라가 무서울 게 없지, 싶었다. 

 

- 은퇴 세대 귀농 귀촌, 사소하더라도 현실적 지적을 해주세요.
= 도시인은 밤 시간에 길들여져 있고 밤에 즐길 것도 많지요. 그러나 농촌에선 덥지 않은 새벽 4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일하고 쉬었다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일하고 저녁 8시면 잠자리에 들어요. 그래서 오후7시경 저녁식사에 초대하면 “미친 놈, 못 간다.” 할 밖에요. 도시인은 초대해서 고기 구워주려 하는데, 시골 어르신은 곧바로 잠자리에 들어야 하고, 소화기관도 좋지 않아 그런 거 싫어합니다. 도시에서 내려온 분은 깜깜하다며 가로등해달라고 민원을 넣어요. 시골은 늦은 시간 돌아다닐 일도 없고, 식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컴컴할 수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 남성과 여성, 어느 쪽이 귀농 귀촌에 유리 할까요?
= 여성은 사교성 있고, 배려하는 마음이 크고 섬세해서, 주변사람과 잘 동화되어 귀농 귀촌에 잘 적응합니다. 물론 농촌생활 자체를 싫어하는 여성의 경우는 예외이지만요. 반면에 50대 남성 은퇴인은 시골에선 청년이나 다름없는 연령이고, 그러니 또래 친구 만들기가 힘들어요. 어르신 남성 농민과 어울리기 힘들 수밖에요. 도시서 온 분이 아침에 일어나 동네를 둘러보면 다들 일 나가서 마을에 아무도 없어요. 시골에선 주로 새벽시간에 일을 하거든요. 자기 일 없으면 힘들고 무료할 수밖에요. 그러니 뜻 맞는 분들과 같이 내려오는 게 좋아요.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10년 터울로 40대에서 60대가 함께 오면 이상적이지요. 똑같은 나이대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세상 떠나게 되지 않겠어요? 나이 든 이는 돈 부담을 조금 더 하고, 젊은 분은 몸으로 도와주고, 그렇게 세대교체 되도록 인적 구성을 갖추어 내려오는 게 바람직하죠. 귀농 귀촌 한다면서 활기 없는 실버타운을 하나 더 늘린다면 누가 반기겠어요. 

 

- 남원 자랑을 해주신다면?
= 남원(南原)은 남쪽 지방의 근원이나 다름없어요. 바다에 면한 여수, 삼천포도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교통 요지입니다. 따라서 신선한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지요. 또한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멜론, 파프리카, 감자, 상추 등 농산물이 워낙  다양하게 재배되고 있어 신선한 음식을 즐길 수 있어요. 맛의 고장은 전주가 아닌 남원입니다. 과거에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축제가 춘향제 일만큼 놀이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남원 하면 춘향이만 아는데 변강쇠, 흥부와 놀부도 남원이 고향입니다. 남원을 알리는 데는 전국을 떠돌며 춘향가나 흥부가를 부르는 소리꾼인 장돌뱅이도 큰 활동을 했습니다. 남원은 동편제 소리 등 문화유산과 역사 유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 남원하면 이겁니다, 라고 내세우기 힘들다는 게 남원시의 고민입니다. 고대 소설 중심 탐방, 고택 탐방, 정원 문화 탐방, 석탑과 석물 탐방 등, 주제별로 공부하며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국보와 보물이 많아요. 
 그러니 남원에 와서 농사 짓겠다는 생각보다 문화 플러스, 즉 남원 문화에 내가 무엇을 보탤까를 생각하는 게 좋은 방향이지요.
 글 쓰는 근육과 농사 근육은 다릅니다. 처음엔 모든 근육이 아픕니다. 힘이 들지요. 고추 꼭지 따기, 잡초 뽑기 등 농사일 5년 정도는 해야 근육과 감각이 농촌화됩니다. 그러니 귀농보다는 내가 도시에서 잘했던 것, 하고 싶었던 것, 재능을 남원 기존 문화 역사에 접목할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는 게 더 현명한 귀농 귀촌이 될 수 있습니다. 

 

- 내려올 결심이 섰다 할 때 알아 둘 점이라면요?
= 모든 식구 데리고 덜컥, 바로 이사 오지 마세요. 귀농 귀촌에도 인턴 기간,수련 기간이 필요합니다. 여러 지역에서 한 달씩 살아보며 나에게 맞는 지역을 탐색해보는 겁니다. 유연한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가 필요한 거지요. 
 땅은 320평정도, 도로변을 빌리세요. 도로변에서 200미터까진 전기선을 무료로 넣어주니까요. 농산물을 판매 하려해도 길가에 있어야 홍보가 되니, 도로변 땅이 좋습니다. 나 먹을 텃밭부터 가꾼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세요. 농토와 농기계도 사지 않고 빌리면 됩니다. 농사일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제대로 하려면 일 년에 한 번 뿐인 사업이니 작목반에 가입해 전문가 수준으로 배워야 합니다. 
 신 중년은 사회적 경제 분야 일자리, 공공 일자리 등 하루 4-5시간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으세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회복지기관, 시청 등이 적절하지요. 전기기술 자격증이 있다면 춘향골체육관 근무도 가능하구요. 최근 남원에선 지게차 운전자 자격증 가진 분 등 경력형 신중년 일자리 사업으로 24명 일자리를 만들어 추진 중에 있습니다. 
 남원에서 연기 나는 곳은 과거에도 목욕탕 굴뚝 두 개 뿐이었어요. 앞으로도 공장 일자리는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문화가 꽃 피는 지역을 만들고 싶습니다. 인생도 여행처럼 살면 좋지 않겠어요? 내가 평소 하고 싶었던 일, 생계 때문에 하지 못한 일을 남원과 같은 공기 좋고 풍경이 아름다운 중소 도시에 가서 해본다는 마음으로 내려오세요.

 

- 남원하면 춘향이인데, 황진이주가 나와서 놀랬어요.
= 춘향이는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남원에서는 실존 인물에 다름 아닌, 정신적 지주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영화 <방자전>도 남원에선 반대가 심했습니다. 춘향이에 대한 제사의례가 춘향제가 되었구요. 춘향제를 주관한 권번을 통해 항일운동 자금을 많이 조달하였습니다. 춘향이에 대한 사랑이 넘쳐 춘향주를 만들어 파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기에, 황진이주가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이건 아무래도 도용 아닌가? 개성(開城) 출신 황진이, 개성이 이북이어서 그랬나? 남북통일 되면 개성시와 한 판 붙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술 이름이 꼭 여성이어야 한다는 법이 있나? 변강쇠주, 흥부주, 놀부주가 더 술맛 돋울 것 같은데요. 에고 남원 어르신들이 혼내겠다. 그래도 할 말은 하고 싶습니다요.) 

 

 

 

 

 

 

 

 

                                 

 ※  위 글은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