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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신 적 있나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스마트폰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낯선 세상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동부캠퍼스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은 중장년의 디지털 역량과 경험을 활용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의 일상을 돕는 가치동행일자리입니다. 서울 전역의 복지관과 센터 등에서 스마트폰 활용부터 디지털 금융사기 피해 예방까지, 어르신들이 일상에서 꼭 필요로 하는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은 단순히 기능 하나를 가르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가족에게 카카오톡을 보내고, 혼자 길을 찾아 나서고, 궁금한 것을 직접 검색하고, AI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까지. 작은 배움 하나가 어르신들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기도 합니다.

 

그 변화의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충호 참여자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르신들과 스마트폰을 배우고 웃으며 보낸 시간 속에서 이충호 참여자가 발견한 ‘다시 시작할 이유’를 함께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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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면으로 다시 세상과 연결되다

-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 이충호 참여자의 디지털 동행 이야기


2026년 4월, 내 삶에 새로운 일상이 하나 더해졌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가치동행일자리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사랑의전화마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60대부터 80대 후반까지 다양한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어르신들의 일상과 세상을 다시 연결하는 시간이다.


첫 수업 날, 기대와 걱정을 반반씩 안고 어르신들의 스마트폰을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화면 곳곳에는 세월이 보였다. 홈 화면은 뒤죽박죽 앱들로 빼곡했고, 정작 자주 쓰는 기능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기조차 어려웠다. 스마트폰의 기본 구조와 이름부터 차근차근 짚어드리고, 자주 쓰는 기능을 찾기 쉽게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러자 어르신들의 표정도 조금씩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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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나 지금 스마트폰 교육받고 있어”

70대 후반의 한 어르신은 스마트폰으로 전화와 유튜브 정도만 사용하고 계셨다. 카카오톡과 문자는 오는 것만 보는 기능에 가까웠다. 두 딸과는 가끔 통화만 했고, 최근 나가기 시작한 성당 교우들의 단체 카톡방에서도 조용히 글을 읽기만 하셨다. 나는 먼저 스마트폰을 어르신에게 맞게 정리해 드렸다. 홈 화면을 단순하게 바꾸고 자주 쓰는 기능을 앞쪽으로 옮긴 뒤, 문자 입력과 전송 방법을 알려드렸다.

 

첫 실습 상대는 작은딸이었다. “딸 안녕 나 지금 스마트폰 교육 받고 있어.” 전송 버튼을 누르자마자 답장이 도착했다. “아니 웬일이에요?!” 할머니는 들뜬 목소리로 이모티콘까지 골라 보내셨다. 잠시 후 “엄마~~” 하는 답장이 이어졌다. 그날의 짧은 대화는 작은 시작이었다. 이후 두 달 동안 모녀는 거의 매일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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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교우들에게도 용기를 내셨다. 그동안 보기만 하던 단체방에 처음으로 글을 올리셨다. “매일 좋은 말씀 보내주어 고맙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임 간사에게 답장이 왔다. “이게 누구세요? 댓글도 달아주시고… 너무 반갑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자 어르신은 딸과 손녀, 성당 교우들과 매일 안부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스마트폰 속 작은 말풍선들이 어르신의 하루를 조금씩 채워가고 있었다.

 

물론 모든 기능이 한 번에 손에 익는 것은 아니었다. 지도 앱을 활용한 길 찾기는 여러 번 반복해도 어려워하셨다. 그런데 AI 서비스 제미나이에 말로 길을 물어보게 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게 제일 쉽네!” 버튼을 찾고 글자를 입력하는 대신 말로 묻는다는 방식은 어르신에게 훨씬 자연스러웠다. 구글 렌즈를 활용해 궁금한 물건을 직접 비추고 정보를 찾아보는 방법도 익혔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반복해서 연습하면서 조금씩 스스로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제미나이로는 날씨와 물건 검색부터 요리법, 길 찾기, 책 추천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갔다. 처음에는 기계와 대화한다라는 사실을 어색해하셨지만, 2주쯤 지나자 AI는 제법 친숙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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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어느 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좋은 말동무가 생겼다.”

 

사진에 글귀를 넣어 디지털 카드를 만드는 수업에서는 어르신의 사랑이 화면 가득 번져 나왔다. 손녀의 발레 사진에는 “우리 이쁜 손녀딸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를… 외할머니가.”라는 문장을 넣었다. 둘째 딸의 생일을 앞두고는 케이크 사진에 “내가 제일 사랑하는 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엄마가.”라는 카드를 직접 만들었다. 생일 당일에 맞춰 카카오톡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함께 설정하자 어르신은 스마트폰을 꼭 쥔 채 환하게 웃으셨다. 디지털 화면 위에 적힌 한 줄 한 줄이 그분에게는 오래 품어온 마음을 전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었다.


“갈 데도 없는데…”에서 박물관 나들이까지

또 다른 70대 중반 어르신은 평소 외출이 많지 않은 분이었다. 딸과 가끔 카카오톡을 하고 함께 식사하는 것이 일상의 큰 외출이었다. 지도 앱으로 길 찾기를 알려드리자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셨다. “복잡하다, 갈 데도 없는데 더 배우기 싫다.” 그때 제미나이를 켜고 말로 목적지를 물어 길을 찾아보도록 했다. 어르신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게 훨씬 쉽네!” 인천공항, 부산, 국립중앙박물관, 코엑스 등 평소 가보지 않았던 곳들을 하나씩 물어보고 화면에 뜨는 길을 함께 살펴봤다. 다음에 어디 갈 일이 생기면 지도 앱도 한번 사용해 보시라고 권하자 “그때는 한번 해볼게요”라며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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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스마트폰 교육은 모든 기능의 습득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필요한 도구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QR코드 수업을 진행한 날에는 작은 야외 숙제를 드렸다. 집에서 가까운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에 다녀오면서 전시물 앞에 있는 QR코드를 직접 스캔해 설명을 들어보시라고 했다. 일주일 뒤, 어르신은 환한 얼굴로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너무 좋았어요.” 박물관에서 QR코드를 활용해 여러 전시물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셨다고 했다. 다음에는 이어폰을 활용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직접 해보시라고 권하자 “꼭 그렇게 할게요”라며 다짐하셨다. 스마트폰 화면 속 작은 네모 칸 하나가, 익숙한 일상에 머물러 있던 어르신을 조금씩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고 있었다.

 

구글 렌즈를 활용한 수업에서도 어르신의 호기심은 커졌다. 생활용품부터 사진과 그림까지 궁금한 것을 직접 검색해 보며 “이제 렌즈 쓰는 법을 확실히 알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제미나이 역시 처음에는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글과 음성으로 묻고 답하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점차 익숙해졌고, 사진을 검색하거나 카드를 만드는 일도 곧잘 따라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어르신이 메모해둔 내용을 제미나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칠순 여성 노인의 필체로 맛깔스럽게 정리해달라고 해볼까?” 잠시 후 AI가 메모를 하나의 글로 다듬어내자 어르신은 화면을 한참 바라보며 감탄하셨다. 몇 차례 더 연습한 뒤 마지막 수업 시간, 어르신은 AI의 도움을 받아 직접 감사의 글을 작성해 보여주셨다.

 


“선생님 덕분에 제 삶에 새로운 재미와 변화가 생긴 것 같아 마음이 설렙니다. 

좋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글을 받아 읽던 순간, 강사로서 느낀 벅찬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AI가 다듬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어르신의 삶과 마음이 온전히 담겨 있었다.

 

다시 시작할 이유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을 통해 어르신들의 디지털 생활을 돕는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금도 참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전화 한 통, 카카오톡 한 줄, 구글 렌즈로 비춰본 사진 한 장, QR코드 하나, AI와 나눈 몇 마디 대화.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한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하나씩 익혀가는 순간, 어르신들의 일상에는 새로움과 설렘이 스며든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낯선 기계가 아니라 가족과 친구, 그리고 세상과 다시 이어주는 작은 창이 된다.

 

앞으로도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더 많은 어르신을 만나고 싶다. 갈 데도 없다던 분이 QR코드를 따라 박물관을 거닐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 어려웠던 분이 손주에게 마음을 담은 카드를 보내는 순간. 그런 작은 변화들을 더 많이 함께하고 싶다.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두려움 대신 호기심을, 고립 대신 연결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일. 그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화면 앞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배우고 웃는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6500009.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86pixel, 세로 720pixel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의 선한 동행은 계속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디지털 기술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중장년의 경험과 디지털 역량으로 어르신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만드는 스마트오아시스동행단.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더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일상을 위해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