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고 하여 정년퇴직한 뒤에도 재취업 등으로 일을 계속하는 것이 당연한 세태가 되고 있다. 평생 일만 하고 살아왔는데 또 일 일변도의 생활이 계속되기 쉽다. 그러나 고용되는 몸이라면 언젠가는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시기가 온다. 그 후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정년퇴직 후 일을 하면서도 취미에서 발전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시니어가 있다. 와타나베 씨(66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방울벌레 무료로 나눠주기 행사에서의 와타나베 씨(왼쪽에서 두 번째)


경험을 살린 인생 2막의 직업

와타나베 씨는 현역시절부터 해온 방울벌레의 보급 활동을 계속하는 한편, 60세 정년퇴직 후에는 취업 알선센터에서 직업상담사로서 구직자 상담 일을 하고 있다. 플라스틱 밸브 제조회사에 근무했던 와타나베 씨는 왜 제2의 인생에서 이 일을 선택했을까?

 

회사원 시절 고객의 대부분은 화학약품 제조업체나 수족관 등.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나 상해 등지에서 해외 근무도 경험했다. 56세 때 상해에서 귀국하자, 인사부에 배속되어 고용조정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 일은 괴로웠지만,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어떻게 이야기하고 응답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배웠다. 직업상담사 자격도 취득했다.

 

60세로 정년을 맞이하였을 때 직업상담사 자격을 살리고 싶어 취업 알선센터에 등록했다. 소개받은 곳은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취업 지원회사였다. 자폐증이나 발달장애 등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 장애인으로서 취업할 수 있을 때까지 지도하는 일이었다. 정년 후에는 세상에 보답하는 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의욕적으로 이 일을 했다. 중학생 때 자원봉사활동으로 중증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경험도 있었다.

 

그 후, 더 넓은 분야에서 취업 지원에 관여하고 싶다며 취업 알선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다. 지금은 일손이 부족한 건설, 경비, 운수업계에 취업 지원을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와타나베 씨의 보람은 일만은 아니다. 또 하나 ‘방울벌레’가 있다.

* 방울벌레에 대한 설명, 사진, 소리 듣기는 다음 사이트 참조: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99505&cid=40942&categoryId=32512

 


방울벌레의 생명을 이어주는 보급 활동

와타나베 씨가 방울벌레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 때 친구한테 방울벌레를 받아 키우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그때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아름다운 음색에 감동했다. “방울벌레는 귀뚜라미와는 달리 오래 ”쓸, 쓸“하고 운다. 섬세한 방울벌레의 음색은 일본사람이 좋아하는 소리이다.”
 

그러나 요즘 방울벌레는 인간이 보호하지 않으면 생명을 잇기가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야생 방울벌레는 거의 없다. 일부 지방의 산이나 하천부지에 서식할 뿐이다. 게다가 아무리 알을 인공적으로 뿌려 놓아도 부화되지 않는다. 와타나베 씨도 지금까지 몇천 마리나 실험해보았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원래 활동 동기는 방울벌레 보급이라기보다도 방울벌레를 키우고 있는 사람을 위해 서로 방울벌레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싶어서였다. 생물은 한정된 자손 간에 교배를 되풀이하면 유전자가 약해져 버린다. 곤충은 그것이 극단적이라서 근친교배를 되풀이하면 절멸한다. 와타나베 씨도 대학 4년간 새로운 방울벌레를 섞지 못해 절멸시킨 경험이 있다. 당시는 인터넷 같은 것이 없어서 방울벌레를 키우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큰일이었다. 그래서 키우고 있는 사람은 자기처럼 방울벌레 교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 생각했다.취직하고 나서 니가타로 전근 가서 생활할 때, 방울벌레를 나누어주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보니 많은 사람이 모여 방울벌레를 나눠 받고 있었다. 회비를 내면 다음 해의 개최안내 통지가 오는 시스템이었다. 언젠가 자기도 이런 모임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방울벌레의 보존을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2010년에 자신이 사는 아게오시에서 ‘아게오 방울벌레 모임’을 설립했다. 방울벌레를 많이부화시키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발기인 8명을 모아 모임을 설립했다.

 

현재 회원 수는 134명. 8월에 방울벌레를 무료로 나눠주는 모임을 하고 연 2회의 공부 모임을 개최한다. 시장도 적극 지지해 지금은 시청 등 시내 12개소에 사육 용기를 설치하고 있다.

 

아게오시의 인구는 약 23만 명이며 세대수는 약 10만이다. 1%인 1천 세대가 사육하게 되는 것이 와타나베 씨의 목표다. 그렇게 되면, 가을에는 시내에서 방울벌레의 음색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아직 330세대뿐이다. “이 활동은 마을 만들기 그 자체다.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힌다.

 

 

일도 취미도 사회에 대한 보은(報恩)의 마음가짐으로

와타나베 씨는 일하면서도 취미에서 발전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 방울벌레의 활동이 그의 정년 전후의 불안이나 있을 곳 없음을 메우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그것이 지금 평생의 활동으로 되고 있다. 그렇다 해서 취미만의 인생 2막도 아니다. 정년 후의 일도 최선을 다해 찾았다. 지금의 와타나베 씨에게는 일과 ’방울벌레 모임‘의 활동은 그의 인생 2막에서 같은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공통분모는 사회에 대한 보은이다. 어느 것이나 할 수 있는 한 계속해갈 작정이다.


출처 :  financial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