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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무엇보다 인간의 본성인 사회적 연결을 차단하고, 단절과 고립된 삶이 서로에게 미덕인 시대를 열었다. 일상의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1인가구들에게 ‘코로나 시대’는 더 많은 위험을 떠안기고 있다. 특히 단절된 삶은 주로 주거 안에서 벌어진다. 이 글에서는 서울시 1인가구의 연령특성을 살피고, 중장년 1인가구의 주거 문제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중장년 1인가구의 주거 취약 문제 해결과 일상 회복을 위한 사회제도적 노력을 점검해 본다.

 

 

서울시 1인가구 청년, 남성 중장년, 여성 노년 증가 추세

 

서울시의 2020년 4/4분기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42%에 육박한다. 세대 분류상 1인세대는 동거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 숫자는 1인가구 증가세를 충분히 설명해 주는 자료이다. 서울시 1인 가구는 연령별 차이가 확연하다. 20~30대 청년을 중심으로 1인가구 인구가 많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보다 제1피크 연령이 높아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이고, 제2피크 연령은 40대 후반과 50대 후반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1인가구의 제1피크는 20대 후반이고, 제2피크는 60대 초반이다. 성별에 따라 1인가구 증가 연령대가 다르다는 얘기이다. 남녀 모두 가장 많은 20~30대를 제외하고 본다면 남성은 중장년에서, 여성은 노년기 초반에서 1인가구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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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실태조사를 통해 본 중장년 1인가구 취약성

 

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를 통해 2020년 주거실태조사 서울시 현황을 추출하여 1인가구와 다인가구의 주거 현황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연령이 낮고, 학력이 낮으며, 근무와 고용 형태가 불안정하고, 다가구·단독주택·고시원·오피스텔에서 더 많이 거주하며, 주거 서비스에 대한 필요를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생활비와 경상소득이 줄어들고, 이사 수가 늘어났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월세와 전세보증금이 줄어들었고, 소득과 생활비가 증가할수록 이사 수는 줄고 공간(방) 수는 늘었으며, 주거비용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장년 1인가구의 주거는 다가구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 아파트, 고시원, 오피스텔 순이었다. 또 중장년 1인가구 주거 점유형태는 보증금 월세 43%, 전세 27%, 자가 14% 순이었다. 그 외 연령대는 주거 점유형태에서 전세와 자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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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1인가구 주택가격은 평균 4억 정도로, 다른 연령대보다 낮은 편이었다. 월세는 평균 36만 원, 보증부 월세의 월세는 평균 38만 원, 보증금 없는 월세는 평균 27만 원으로 39세 미만에 비해 크게 낮았다. 중장년 1인가구의 전용 주택 면적은 평균 11평이었고, 전·월세 임차료 인상에 대한 불안이 높은 편이며,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연령에 비해 낮았다. 중장년 1인가구는 그 외의 1인가구보다 주거만족도와 주거환경 만족도가 낮았고,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소득과 생활비가 증가할수록 공간 규모와 주거비가 높아진다는 통계 결과가 실증되었고, 중장년의 경우 주거를 소유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1인가구도 스스로의 주거상황을 임시적 상황으로 보고 투자하려 하지 않는 것일 수 있음을 추측하게 하였다. 1인가구가 이사가 잦고 주거에 대한 투자가 적은 것은 경제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임시적 생활’이라는 관점과 관련성이 깊으며, 이는 지역사회에 정주하지 못하는 특성을 강화한다.

 

 주거 분야에서 정한 ‘주거 취약’은 최소 주거[1인당 전용 14㎡(4.24평)]를 만족하지 못하거나 주거비가 수입의 30% 이상으로 과부담 상태인 경우를 일컫는다. 중장년 1인가구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 이하 값에서 주거취약계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취약계층은 우울에서 나쁜 지표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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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과 남성 중장년 문제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2 실태 분석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고독사 위험계층 중 남성이 65.7%였고, 위험계층 중 55~69세 남성이 41.2%로 나타났다. 고독사 위험계층의 주거특성은 다가구와 주택이 61.2%로 많았고, 아파트(임대아파트 포함)가 25.2%였다(송인주, 2021).

 

고독사 위험계층 통계는 자료의 성격상 수급자 비율이 높은 만큼 전체 1인가구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중장년의 취약성이 두드러진다. 특히 남성에서 그 문제가 확인되었다. 1인가구 주거의 중장년 특성과 비교할 때 주거비가 낮고, 주거 불만족이 높은 중장년 1인가구에서 고독사 위험이 높아진다고 연결시켜 볼 수 있다.

 

고독사 위험군은 가족 및 사회와의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살아가던 사람이 사망하고 일정 기간 후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계층이므로, 1인가구 중장년 주거 취약 남성의 고독사 가능성도 함께 위험으로 검토해야 한다.

 

1인가구, 남성, 중장년 그리고 주거 취약(주거비가 낮고, 주거 만족이 떨어지며, 주거환경이 낙후)한 계층이 경제·사회적 문제로 인한 단절과 우울, 질병, 급성 심장마비, 자살 등으로 사망 후 일정 시간이 지나서 이웃에게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1인가구 중장년 주거취약 문제에 대한 해법과 고민

 

중장년 1인가구 남성은 임시적 상황에 대한 주거 투자를 적게 하며, 취약한 주거에서 잦은 이사와 취약 환경에서 빚어지는 우울 등의 문제로 사회적·신체적 문제에 노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장년 남성 1인가구는 남자가 혼자 산다는 사회적 시선에서 도덕적 평가를 느끼고 위축된다”는 주장도 있다(Nussbaum, 2015).

 

서울에서 1인가구는 대표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다. 1인가구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정책적 지원 체계가 새롭게 모색되고 개편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제안은 공공과 민간을 통해 주택 공급 형태를 사회주택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사회주택은 공용 공간을 두고 개별 호수별로 입주하는 주택방식이다. 이미 만들어진 관계망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으로 건축하고 입주하는 방식도 있지만, 인구사회적 유사한 특성을 가진 계층끼리 신청하여 입주하고 함께 소통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제안은 1인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원룸, 고시원, 다가구 밀집지역에 공공의 분위기가 나지 않는 제3의 공간(the Third Space, Ray Goldberg, 1999)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제3의 공간은 1인가구가 집과 직장 외의 공간에서 쉼과 함께 정보를 얻고 적당한 익명성과 느슨한 연계를 갖고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걷기, 차모임, 소셜다이닝, 건강상담, 독서, 수다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자연스럽게 마련해 준다. 부담 없는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서비스 공급이 필요하다.

 

세 번째 제안은 주거지원 서비스가 기타 복지서비스와 함께 통합적으로 제공되어 개인에 대한 지원 체계가 분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거지원 서비스에는 주거 수리와 소모품 교체뿐만 아니라 이사 후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서비스도 포함한다.

 

서울시는 자치구별 주거복지센터, 금융상담센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50플러스 캠퍼스 등이 각각의 사업 특성별로 다양한 전달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달체계를 증설하는 것만이 중요하지 않다. 이제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통합적 정보를 제공하고 원활히 연계되는 상담과 접근 통합적 기능 수행이 필요하다.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은 도시적 문제이다. 농촌은 1인가구 비율이 극도로 높지만 고독사가 극히 드물다. 도시의 중장년 1인가구가 각박한 삶과 다양한 문제로 위축되고 시들어가는 요즘, 그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도시의 작은 귀퉁이를 내어줘 문화와 정보와 소통을 입히는 투자가 필요할 때이다.

 



 

  

1  이 원고는 서울 하우징랩 2021년 주거컨퍼런스(2021. 6. 11.~12.)에서 발표한 원고를 요약한 내용임을 밝혀 둔다.

2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은 2020년 장제급여 수급자 자료와 서울시 취약계층 사망동향 보고를 취합하여 집에서 사망한 1인가구를 분류하였다.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 중 수급자는 967건, 비수급자는 11건이었다. 

 

 

참고 문헌

송인주 (2021) 중장년 1인가구 위험과 회복을 위한 공간과 주거지원 방향, 2021년주거컨퍼런스 자료집. 서울하우징랩

송인주 (2021) 고독사 위험계층 실태, 제1차 서울시 사회적 고립 예방 포럼 자료집, 서울시복지재단

Martha C. Nussbaum(2015) 혐오와 수치심, 민음사

Ray goldberg(1999) The Great Good Place, 제3의 장소, 풀빛

통계청(2021) 마이크로 데이터, 2020년 주거실태조사

통계청(2021) 주민등록 통계, 2020년 4/4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