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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일자리사업과 정책효과


보람일자리사업이란 서울시가 시행하는 50+정책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50+세대에게 사회공헌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와 활력 있고 안정된 인생후반기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이다.

 

정책결정자는 새로운 정책이나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의 효과에 대하여 객관적인 증거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는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2016년에 시행되어 6년차를 맞이하는 보람일자리사업은 사업이 창출한 사회·경제적 효과의 존재여부 및 크기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정책목표가 달성되어 나타나는 결과를 정책효과(policy effect)라고 한다면, 정책의 효과성(effectiveness)은 정책목표의 달성정도를 의미한다. 보람일자리사업 정책효과 연구의 과제는 정책이 정책집행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서울시 50+세대들의 행태에 변화를 가져왔는가, 만일 가져왔다면, 그 효과의 크기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밝히는 데 있다.

 

본고에서는 이제까지의 일자리사업 평가연구2와는 달리 보람일자리사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적(value-added)’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사업의 목적달성 여부를 확인하고 분석결과에 따른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정책에 대한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2가지 전략

 

1. 어떠한 성과변수(outcome)를 측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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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떠한 방법으로 측정할 것인가?

 

보람일자리사업의 효과를 ‘보람일자리사업의 참여자들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성과와 만약 동일한 참여자가 보람일자리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얻었을 성과와의 차이’라고 정의하였다.

 

정부 정책의 성과 판단 또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참여했던 사람의 성과와 동일한 사람이 참여하지 않았던 경우 얻어질 성과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즉 실험집단(treatment group)과 비교집단(control group)의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집단을 구성하기 위해 2020년 보람일자리사업에 참여한 50+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고, 구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람일자리사업 비참여자집단3을 구성하기 위해 타 공공기관의 데이터와 결합(merge)하였다.

 

 

보람일자리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분석 결과 


[50플러스재단]4호_웹배너웹그림15.png보람일자리사업은 보건의료비 지출 절감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가 비참여자에 비해 보건의료비 지출이 더 적었음을 의미하며, 특히 평소 만성질환이 없었던 사업 참여자는 비참여자에 비해 연평균 15만 6,000원의 보건의료비 절감 효과를 보였다. 이는 사업에 참여한 50+세대들의 생활패턴이 신체적 건강을 제고시키고 질병률을 낮춰 의료기관 이용 정도를 감소시켰음을 의미한다.


보람일자리사업이 50+세대 가구의 생활비 지출 증가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생활비 지출이 증가하지 않은 것은 주된 일자리 퇴직 후 생활비가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사업 참여자도 경제적 후생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앞서 분석한 보건의료비 지출 절감효과로 총 생활비가 줄어서 파생된 결과로 판단된다.


보람일자리사업으로 인한 주관적인 경제상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만성질환이 있거나, 평소 사회활동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50+세대도 보람일자리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주관적 경제상태가 상향하였다고 인식해 보람일자리사업이 주는 주관적인 경제적 효과가 큼을 알 수 있다.


보람일자리사업 참여는 사업 참여 이외에 또 다른 강한 사회참여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람일자리사업 참여는 단순히 가구소득을 높이는 경제적 결과를 넘어 50+세대들이 해당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보람일자리사업이 제공하는 노동시장 참여의 기회는 참여자들의 사회관계 형성을 더욱 활성화하고 사회참여의 동기를 고취하여 노동시장 참여 이외의 사회적 참여를 증대시키는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람일자리사업의 참여가 우울감 감소, 주관적 건강상태 증진이라는 긍정적 심리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지는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보람일자리사업의 경제적 효과로 측정되었던 보건의료비 감소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 신체적 건강 증진효과까지 확인된 반면 심리적·정신적 건강 개선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람일자리사업은 강한 가족관계 증진이라는 사회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50+세대의 생활 패턴이 적극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가족관계는 유의미하게 개선되고, 보람일자리사업 참여횟수가 증가할수록 가족관계 만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보람일자리사업은 강한 행복감 상승의 사회적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50+세대에게 보람 있는 일은 진정한 자아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이며, 여러 가지 상실을 통해 겪게 되는 은퇴 후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람일자리사업의 장기적 산출결과(삶의 질 및 생활 만족도 향상, 인생재설계)로서 행복감 효과를 통해 확인하였다.


본고에서 발견한 보건의료비 감소, 주관적 경제상태 상승, 사회참여 증대, 가족관계와 행복감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면 보람일자리사업이 사회공헌일자리 지원 사업으로서 지니는 가치뿐만 아니라 일자리에 종사함으로써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영위하도록 하여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50+세대의 보람, 성취감, 행복감 증진


50+보람일자리사업 성과의 의미는 사업 명칭에서 발견될 수 있는 ‘보람’ ‘일자리’ ‘50+당사자’로 축약될 수 있다. ‘보람’은 의미이기 때문에 사업 참여자의 성취와 느낌 등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일자리’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주관적 경제상태’ 인식 정도로 그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50+당사자’의 경우, 자신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었는가를 의미하는데, 이와 같은 50+세대의 역량을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었는지 인터뷰 사례를 통해 판단할 수 있었다.

 

“복지관에서 어르신들께 정보를 알려드리자 ‘나에게 너무 필요한 정보’라고

좋아하시면서 그것을 기억하시겠다고 노트에 하나씩 적으실 때, 제가 느낀 것은

보람과는 또 다른 감동이랄까요. 삶을 다시 배우는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약 25년간 IT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교안을 만들거나 효율적인 수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다룰 때, 복지관마다

기기 환경이 달라 교육이 힘들었는데, 그때마다 적당한 기기를 사용해 원활하게

수업을 하는 과정에 지난 경험이 도움이 됐습니다.”

 

- 전00 참여자(50+스마트기기지원단) 

 

본 연구의 실증분석결과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의 행복감 증진효과도 매우 유의미하게 확인할 수 있고, 사업의 참여 동기 조사결과에서도 ‘삶의 보람 및 성취감’이 가장 높게 나타나 보람일자리사업은 50+세대의 보람, 성취감,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사업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통합 및 인적 네트워크 형성

 

사회경제적 효과분석 결과를 통해 보람일자리사업이 제공하는 사회참여의 기회는 참여자들의 사회적·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더욱 활성화하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50+세대를 다시 일자리에 참여시켜 가족의 안정과 지지를 얻게 함으로써 가족관계가 증진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보람일자리사업의 세대통합 유형 사업을 통해 위로는 노인세대와 아래로는 청년세대가 함께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뿐만 아니라 보람일자리사업 참여 동기에 따른 정책효과분석을 별도로 실시하였을 때, ‘세대통합을 실천하기 위해’ 참여하였다는 50+세대들의 사회적 효과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진출하는 디딤돌 역할 수행


보람일자리사업은 단순히 소득보충을 위한 경제적 결과를 넘어 50+세대들이 새 커리어를 경험하고, 그 경험이 디딤돌이 되어 다양한 사회활동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 사회활동 참여 증진효과를 통해 증명되었다.

 

50+세대 사업 참여자들은 ‘적극적 사회참여 및 인생재설계’를 높은(5점 만점에 평균 4.16점) 참여 동기로 선택할 만큼 퇴직 후 새로운 커리어 개척을 중요시하는데, 보람일자리사업은 지속적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통로임이 분명해 보인다.

 

 

보람일자리사업이 갖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기능 발견


사회경제적 효과분석 결과를 통해 보여준 다양한 사회활동(지역사회 회의, 지역봉사활동, 마을공동체사업, 단체활동) 참여 증진효과로 보람일자리사업에 50+세대의 사회적 네트워크 확장 기능이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는 50+세대의 사회자본과도 연결되는데,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 지속성을 가진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인간 사이의 신뢰관계와 협력 속에 공동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사회자본이 형성된다. 즉 지역사회에서 50+세대가 보람일자리에 참여하고, 이 경험이 사회 속에서 환원되고 또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자본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공헌의 개념과 일치하며, 보람일자리사업이 사회공헌 일자리라는 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이다.

 

 

보람일자리사업의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근로소득을 비교하여 봤을 때, 참여집단의 중위소득이 높게 나타났는데(보람일자리사업 참여집단: 연 2,800만 원, 비참여집단: 연 2,450만 원), 이를 당연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해 자생적으로 소득창출의 기회를 얻기 힘든 50+세대가 보람일자리사업으로 인해 소득원천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근로소득의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로소득이 높다는 것은 공적·사적 이전소득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4



보람일자리사업은 50+세대에게 사회공헌과 새 커리어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에서 사업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성격의 사업이다.

 

현실적으로 보람일자리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제한되어 있는 상태에서 소득보충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50+세대에게 지급되는 활동비 수준을 상향조정한다면 전체적인 참여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 소득수준에도 보람일자리사업에 참여한 50+세대에게 전반적으로 나타난 사회경제적 효과를 고려하면 제한된 숫자의 빈곤한 50+세대 생계해결을 위해 사업 참여자 수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참여자 수를 확대하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생계를 위한 소득보충 기능은 현금 이전소득을 통한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해 수행하고, 보람일자리사업은 소정의 활동비 지급과 함께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 후 발생하는 50+세대의 사회활동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 정책효과 분석: 사회경제적 효과를 중심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 2021)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하였음.

2 정책학 분야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대상으로 그 경제적 효과성을 소득, 노동공급, 빈곤감소(빈곤율, 빈곤갭), 소득재분배 등의 관점에서 보고 있음.

3 보람일자리사업 비참여집단은 서울특별시 서울연구원이 생산한 ‘서울복지실태조사(2020)’ 데이터를 활용하여 구성하였음.

4 실제로 생애주된일자리에서 퇴직한 50+세대들의 공적·사적이전소득 평균값을 분석해보면(서울복지실태조사, 2020),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집단(공적이전소득: 연 152만원, 사적이전소득: 연 11만원)보다 비참여집단(공적이전소득: 연 228만원, 사적이전소득: 연 67만원)이 높게 나타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