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침, 저녁 추위와 함께, 2018년을 마무리해야 할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다. 학교동창회를 비롯하여 각종 개인적인 모임 등 연말이 가까워지면 유난히 모임이 많아진다. 각종 모임에서 참석자들과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퇴직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현역 시절에는 한 조직의 책임자가 되어, 자기가 이야기하면 부하 직원들이 알아듣고 척척 일을 처리했다. 다른 부서와의 업무협력도 긴밀하게 잘 이루어 졌고, 거래 회사와의 관계도 원만하였다. 자기 자신의 이런 경력을 고려할 때 자신은 남들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잘 한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퇴직 후 모임에 나가면 자기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것 같지 않아, 모임에 나가는 것이 이제는 부담스러워 진다. 이렇게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자신감을 잃은 퇴직 남성들에게 일본의 교육 개혁실천가인 후지와라 씨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동창회 기념사진>

 

동창회에 가보면 유달리 반가운 사람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옛 학교 동창들은 모두 반갑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보고 싶거나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동창회에서는 이상하게도 이와 같은 반가운 사람주위에 사람들이 모인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화제, 즉 컨텐츠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화제라는 것은 모두 그의 삶의 풍요로움에 기인한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기복이 있었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좋았던 시절의 기억에만 주목하여 마치 그것 때문에 자신이 성장한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실연이나 병, 실패와 좌절 등을 극복한 경험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있을 것이다.

 

현역시절 나름대로 출세도 하고 순탄한 회사생활을 보낸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동창생들에게 자신의 성공적인 현역 생활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듣는 친구들에게는 마치 자기 자랑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자랑만 하는 사람의 주변에는 친구들이 모이지 않는다. 퇴직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아무리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이야기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 그래, 너 잘 났다는 말이지"라고 한마디로 끝나 버린다. 반대로, 인생의 마이너스 시대를 어떻게 극적으로 반전시켰는지를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은 귀를 기울여 준다. '반가운 사람'은 바로 과거의 좌절과 실패를 극복하여 그 경험을 재료로 하여 재미있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누구나 동창회나 각종 모임에서 반가운 사람으로 환영받는다.

 

후지와라 씨 자신에게도 좌절의 경험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에는 친구의 물건을 훔쳐서 징계를 받았고, 대학 신입생 때는 환경적응이 안 되어 3개월이나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회사생활 시절에는 30세의 나이에 과로 때문에 메니에르병을 앓아 출세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도 하였다. 바로 이런 것들이 누구나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아닐까? 후지와라 씨는 자신의 이러한 역경을 자신의 책이나 강연에서 이야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많은 좌절과 실패 가운데는 트라우마가 된 경우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극복되지 않은 좌절까지 고백할 필요는 없다. 듣는 사람은 실패 자체보다는 그것을 극복한 과정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흔하지는 않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까지 아무런 좌절도 맛본 적이 없다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람에게는 은퇴 후 향후 30 년간의 이야기 거리'가 없게 된다. 이러한 사유로 커뮤니케이션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 좌절과 실패를 각오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인생 2막에서 이것을 실행하려면 당연히 상당한 용기와 패기가 필요하다. 괜히 쓸데없는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은 당연하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인생은 무미건조하다. 그러나 도전하는 과정에서 인생이 더욱더 풍요로워지고 이야기 거리도 많이 생겨난다. 반드시 지금보다 더 나은 은퇴 인생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드시 60대가 되어 퇴직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현역생활을 뒤돌아보며 다가올 60대 이후의 삶을 풍요롭게 보낼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볼 수도 있고, 현역 시절엔 하고 싶어도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하지 못했던 취미 활동에 몰두해볼 수도 있다.

도전이 성공하면 좋겠지만, 이제는 성공보다는 도전하는 과정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역 시절의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좌절을 맛보는 것은 향후의 삶을 풍요롭게 하여 줄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당장 도전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