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성동50플러스센터 가을학기 ‘정리수납봉사단’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수강생들이 배움터2실에서 박윤경 강사의 수업을 듣고 있는 사진
▲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수강생들이 배움터2실에서 박윤경 강사의 수업을 듣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나는 지평선이 보이는 시골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엔 공부 이외에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거들며 자랐다. 항상 일을 마친 후에 아버님으로부터 심하게 꾸중을 듣는 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밭이나 논에서 사용한 농기구인 삽, 괭이, 호미나 낫 등을 사용한 후에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자리에 놓이지 않은 농기구를 가족들이 다시 찾아서 사용하려면, 그 농기구를 찾느라 집안 여기저기를 찾아 헤매는 수고와 바쁜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사용한 농기구를 지정된 제자리에 제때 갖다 놓는 습관이 몸에 배면 간단한 일인데 잘되지 않아서 혼이 날 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습관들이 정리하는 습관임을 알게 됐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정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회사가 만든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겨서 고전하던 때였다. 새로 부임한 법인장은 공장의 모든 공정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자재 창고를 시작으로 자재부터 공장의 반제품, 완성품 등을 정리 정돈하는 일을 먼저 하게 한 후에 공장을 가동시켰다. 그 이후로 품질 문제가 잡히고 더욱 품질 좋은 제품들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 역시 정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사례다.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수강생들이 배움터2실에서 냉장고 정리수납에 대한 강의를 듣고있는 사진
▲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수강생들이 배움터2실에서 냉장고 정리수납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정리수납봉사단’을 취재하러 성동50플러스센터에 가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던 생각들이다. ‘정리수납’으로 봉사를 할 수 있다니 무슨 수업일까 궁금했다. 기자가 배움터2실에 도착하고 보니 기자는 다름 아닌 남자 혼자인 청일점이다. 아직도 정리 영역은 여성 역할이 남성보다 더 강조되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시대는 주거 환경을 스스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도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리수납의 전문성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전에 성동50플러스센터 측에서 11월 23일과 11월 30일 두 주에 걸쳐서 현장 실습을 나가는 성동구 관내 경로당 정리수납 봉사에 대한 안내와 설명이 있었다. 센터 측에서는 어르신들의 연령대가 70~80대가 주를 이루는 점을 고려해서 체형이나 키 차이에 맞는 냉장고의 공간 활용을 추천해 드리고, 어르신들이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지내시는 공간이 되도록 안내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이 성동구 사근 제4경로당에서 냉장고 정리수납 봉사를 하고있는 사진
▲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이 성동구 사근 제4경로당에서 냉장고 정리수납 봉사를 하고 있다. ⓒ 성동50플러스센터

  

다음은 박윤경 강사님의 협회 자격증 설명이 있었다. 이번 수강이 끝나면 모두가 협회의 ‘정리수납 전문가 2급’ 필기시험에 응시한다. 평가 항목별로 점수를 합산하여 70%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면 자격증을 획득하고 정리수납 전문가로서 활동을 할 수 있다. 수강생들 모두 자격증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다.

   

드디어 박윤경 강사님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먼저 지난주에 수강한 의류 정리에 대한 대화들이 활발하게 오갔다. 박윤경 강사님의 옷 잘 입는 방법에 대해서도 수강생들은 모두 관심을 표시했다. 강사님이 추천하는 방법은 외출할 때 급하게 옷을 고를 게 아니라, 내일 행사나 외출이 있다고 하면, 그 행사에 적합한 옷을 골라서 전날 미리 옷걸이에 걸어 두게 되면 옷의 선택에 대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더 깔끔한 옷차림으로 고민 없이 외출할 수 있다고 수강생들에게 추천했다.

 

다음은 오늘의 메인 수업인 냉장고 정리수납이다. 냉장고 정리수납은 강사나 수강생들이 모두 피부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공감하는 내용들이어서 수업이 더 활기를 띠었고, 박윤경 강사의 새로운 냉장고 정리수납 방법에 대해서도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다음은 수업 중에 강사와 수강생들이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조기를 사서 냉장고에 보관하려면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특히, 생선 냄새가 음식에 배지 않고, 냉장고에서 생선 냄새가 안 나게 하려면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선생님은 가족이 몇 명인가요?”

 

“저는 세 식구고요. 한 끼 식사에 조기 6마리를 먹습니다. 자,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조기의 마릿수를 확인했죠. 먼저, 한 끼 분량의 조기 6마리를 위생백에 담으세요. 그런 다음에는 그 위생백을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어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생선은 이중포장, 밀봉을 잘해서 냉장고에 넣어야만, 생선 냄새가 냉장고 안의 다른 음식에 배지 않고 또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도 생선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정리수납에 이어서 재활용품 수납에 이르기까지 4회차 교육이 끝났다. ‘정리수납봉사단’은 10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7회차 교육 일정으로 짜여 있다. 총 7회차 교육 중에서 5회는 실내 교육이고 2회는 현장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회차의 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회차: 수납전문가의 이해, 정리수납의 국내외 시장 현황 

2회차: 주방·거실·현관 정리수납

3회차: 침구·의류·소품·화장대 정리수납 

4회차: 냉장고·김치냉장고 정리수납/재활용품 수납물품 DIY 

5회차: 관내 복지시설 현장 실습 

6회차: 관내 복지시설 현장 실습 

7회차: 서재·자녀방·욕실·베란다 정리수납

정리수납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 박윤경 강사가 알려주는 한국정리수납협회(KAPO)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다. 협회에서는 정리수납 교육 과정을 추천하고 싶은 분들로 다음의 항목들에 해당하는 분들을 들었다. 1. 정리가 안 되거나 어려운 분 2. 정리수납을 보다 더 잘하고 싶은 분 3. 우리 집을 보다 넓게 사용하고 싶은 분 4. 정리수납에 관심 있는 분 5. 정리수납 전문가로 활동을 원하는 분 6. 정리수납 전문 강사로 활동을 원하는 분 7. 창업에 관심 있는 분 등 7가지 유형의 분들에게 정리수납을 추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7가지 유형보다 더 중요한 정리수납으로 봉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성동50플러스센터 가을학기 정리수납봉사단은 이런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정리수납 관련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관내 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하여 정리수납봉사단으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냉장고 내부 모습 사진
▲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활동 전(좌)과 활동 후(우) 사근제4경로당 냉장고 내부 모습

 

이번에 취재한 ‘정리수납봉사단’도 이전에 취재했던 ‘요리봉사단 양성과정’과 마찬가지로 ‘교육’과 ‘지역 봉사’가 연계된 사회공헌적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정리수납봉사단’ 수업 중에도 관내 복지시설의 현장에 나가서 실습으로 봉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교육을 받은 봉사단은 11월 23일 성동구 관내 두 군데의 경로당을 찾아가서 냉장고 정리수납으로 봉사를 하고, 11월 30일에도 두 군데의 경로당을 찾아가서 냉장고 정리수납으로 봉사를 한다.

 

성동구 구립 사근제4경로당 입구사진
▲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이 찾아가서 11월 23일에 봉사한 성동구 구립 사근제4경로당 ⓒ성동50플러스센터

 

또, 수업이 종료된 후에도 매월 성동구 관내의 복지시설을 찾아서 ‘성동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50플러스 세대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단지 교육 그 자체로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50플러스센터에서 배운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서 계속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게 된다. 50플러스 세대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고 삶을 플러스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성동구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단체사진
▲ 정리수납 봉사를 마친 ‘성동구50플러스센터 정리수납봉사단’ ⓒ성동50플러스센터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pilyul1147@naver.com)

 

 

50+시민기자단 5기 이필열 E-mail. pilyul11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