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 성동50플러스센터 20230618> 보람일자리

 

소명과 일자리와 실천이 하나인 일터! 보람일자리

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에서 일하는 성동50플러스센터 활동가들을 만나다

 

그곳은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공사장이었다. 그곳을 지나던 나그네가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첫 번째 남자가 대답했다. 뭘 그런 걸 물어보십니까? 하는 눈빛이었다.

보면 모르시오. 벽돌을 쌓고 있지 않소.”

나그네는 그곳을 감독하고 있는 듯한,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한 다른 이에게 다시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내 밥벌이를 하고 있소. 이 일을 하고 돈을 받아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오.”

나그네가 세 번째 질문을 한 이는 지게에 벽돌을 올리고 있는 인부였다. 그의 답이 나그네의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신께서 머무실 성전을 짓고 있지요. 벽돌 하나를 들 때마다 기도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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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서울시50플러스를 통하여 모집하는 보람일자리. 40세에서 67세까지의 퇴직/은퇴자들에게 일자리 등을 통해 지역복지와 복지서비스의 질 개선을 도모한다.

 

소명의식, 어려운 이들의 마음까지 돌보다

일을 할 때, 우리는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충만해야 한다. 일의 의미를 알 때, 우리의 삶은 더 충만해진다. 일 자체로서의 완결성은 그로부터 생겨난다. 많은 일들은 직업 혹은 직장으로서의 안정성이 필요하다. 지속성과 안정성도 일에는 중요한 요소니까. 첫 번째 사람은 눈앞만 보고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이란 언제나 실제로 몸을 움직임으로써만 가능하다. 위대한 소명도 실천으로만 완성돼 간다. 성동50플러스센터가 서울시와 함께하고 있는 지역복지사업단도 그러한 류의 일이다.

 

마장동 동명초등학교 정문을 나서면 세 갈래 길이다. 담벼락을 따라 길게 난 좌우의 길과 앞으로 곧게 난 내리막길. 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이하 나눔센터)는 이 경사로길 중간쯤 위치 해 있다. 음식 나눔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이곳 역시 시대의 소명과 우리의 일자리 그리고 각 개인의 일상 작업이 혼재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기자 : 큰 그림부터 이해하고 싶군요. 보람일자리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A) 정이숙(성동50플러스 보람일자리 담당자) : 서울특별시 보람일자리 사업에 성동구50플러스센터가 성동구 지역복지사업단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경험과 역량을 갖춘 50플러스 세대를 주축으로 4060 세대통합형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단을 꾸리고 지역 내 열아홉 개 수요처에 활동가들을 파견하는 사업이에요. 성동50플러스센터는 올해 처음 이 사업을 맡았죠. 50플러스가 주력하고 있는 일자리로 참여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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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의 채귀남 센터장과 담당 김남민 주임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Q) 기자 : 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는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A) 채귀남(나눔센터 센터장) : 이곳은 15년 전 창립됐어요. 초기엔 구세군에서 맡으셨다가 2년 전쯤 성동돌봄사회적협동조합이 위탁해 운영합니다. 푸드뱅크로 불렀다가 현재는 마켓이라고 불러요. 이곳 수요자 분들의 선택을 더 존중하려는 의미죠. 성동구 17개 동 주민센터와 지역 사회보장협의체, 사회복지사협의체 등을 통하여 이곳을 이용하실 분들을 정합니다. 현재 약 1,111명의 수요자분들이 이곳을 이용하세요. 직접 오셔서 보고 선택해서 가져가시면 돼요. 예산이 충분치 않아 수요자들께서 격년제로 이용하시게 되는 점은 늘 아쉬운 부분이예요.

 

일자리, 더 많은 이들에 보람+일자리전해졌으면

Q) 기자 : 이곳 나눔센터의 물품들은 무엇이고 어떤 수요자분들께서 어떻게 이용하고 계신지?

A) 김남민(나눔센터 주임) : 서울시를 통하여 기본적인 생필품 등이 공급되고요. 지역 안에 계신 여러 후원자분들에게서도 물품이 와요. 쌀이 들어오면 2kg씩 소분해 제공하고요. 김치, 간장과 고추장, 된장, 식용유, 고기-한우 사골, 오리로스, 삼계탕 같은 식료품이 주이고, 세제나 크림 같은 일상 물품들도 있어요. 최근엔 블라우스도 와서 공급해드렸는데, 여러분들이 기쁘게 받아 가셨죠. 오시는 분들과 말벗도 해드리고, 장애인 분들과 자립 청년들에게 행정지원 등과 관련한 상담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이곳 나눔센터는 지역사회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수요를 위해서는 공급 역시 그만큼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엔 월수금 정기적으로 빵이 들어온다. 지역내 파리바케트 등 20여곳의 빵집으로부터 온 빵들은 성동 곳곳의 지역아동센터, 시설, 복지관, 경로당 등으로 공급된다. 지역 기업체는 정기적으로 현금과 물품과 자원봉사 등이 연결된 후원도 해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달 효사랑 나눔행사도 지원했다. 구청 강당에 초청된 어르신들은 이날 하루 몸과 마음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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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센터에서 들어온 기부 물품 등을 정리하고 있는 활동가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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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센터가 지역의 기부단체와 함께 준비한 5월의 효사랑나눔행사.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성대하게 치루었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나눔센터에는 성동50플러스에서 파견한 4인의 활동가가 일한다. 왕십리와 마장동에 사는 두 분은 오늘 쉬는 날이시고, 최창균(서대문 거주) 님과 김순애(동대문 거주) 님이 한창 고객들을 응대하고, 선반의 물건을 진열하고 있었다. 채귀남 나눔센터장은 이들을 최고의 일자리로 지칭했다. 사회에서 쌓은 경력과 노하우가 이곳 현장에 이식되기도 하고, 배움의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그 재능과 역량은 일자리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된다.

 

실천, 여러 삶 도우며 나의 새 삶 만들어 가다

김순애(활동가) : “이곳이 집에서 가까워 무엇보다 좋았죠. 어린이집 교사자격증이 있으니 1지망으로 아이꿈누림터를 원했는데, 2지망으로 지원한 성동희망나눔센터에서 일하게 됐어요. 제가 여러 일자리를 경험해 왔는데, ‘마트에서도 일을 했었어요. 물품들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한눈에 보이죠. 오신 분들에 따라 대응법도 달라요. 사용법에 대한 설명도 해드리고요. 소년소녀 가장들, 독거어르신들, 보육원서 나와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이곳은 충전소 같은 곳이에요. 마음으로 응원드리며 대화 나눠요. 평소엔 이웃과 교류가 없으신 분들도 많으니까.”

 

최창균(활동가) : 나는 지난해 퇴직했어요. 큰 기업에서 주로 사람 관리를 맡다가 이렇게 물품 관리를 맡으려니까, 적응하고 있어요. 3월에 서초구 50플러스 보람일자리에 지원했다가 한방에 떨어져서 자존심도 함께 떨어졌어요(웃음). 이곳 성동은 옛날 내 직장(삼표산업)이 있던 곳이기도 해서 친근하고, 그래서 지원했어요. 활동은 4월부터 했어요. 그동안 보니, 어쩌면 내가 회사라는 좁은 우물 안에서 살았던 거구나 싶기도 합니다.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이 크게 감사 인사를 하고 가요. 어떤 어르신은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한 장을 기어이 기부하고 가시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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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센터의 여러 풍경. 위로부터 현판과 들어온 물품 그리고 활동을 알리는 안내판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일터로서, ‘직장으로서 이곳은 어떤 곳일까? 이곳 보람일자리의 보수는 기타소득으로 산정된다 해서 8.8% 공제한 후 지급된다. 사업소득 세율은 3.3% 혹은 근로소득 세율 6%인데, 적용을 달리할 방안이 없을까? 창균 씨의 고민은 이런 것이다. 보람일자리는 최저임금을 일하는 시간으로 곱하여 계산된다. 보람일자리는 월 최대 57시간에 고정돼 있다. 활동기간도 4월에서 11월까지의 8개월이다. 보람있는 일자리가 이때만 필요한 것은 아닌데……. 어떤 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3시간씩만 일한다. 매일 출근하고 식사하는 데도 비용이 들므로 더 집중적인 근무제, 더 많은 근무 시간을 원하는 이들도 있다. 순애 씨는 이 보람 있는 일자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기회였으면 싶다.

 

50플러스는 여러 모습으로 존재하고, 활동한다. 보람일자리 또한 그렇다. 거기엔 소명이 있다. 이웃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음식을 전하며 마음에도 온기를 지피는 사명이다. 직장도 여러 역할들의 총합 속에 있다. 수요처와 공급처가 연결하는 일, 돈과 상품이 흘러가는 일, 그걸 점검하는 일. 이곳은 바깥 세상의 기업과 직장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서로 모여 일에 대한 경험도 나누고,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교육도 받는다. 이곳엔 일하는 이웃들의 노동도 있다. 신성한 가치와 일자리의 엄중함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이들이다. 우리의 삶은 일 안에서, 일자리 안에서 계속된다.

 

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https://sdfood.opensoft.kr/)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iskarm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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