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숲에게 말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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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횡성 숲체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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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숲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새어 나오고 청량감이 최고였다.
숲은 거칠 것 없는 자신감으로 태양을 향해 맞선다. 
그리고 숲을 찾은 사람들에게 엄마 품처럼 그냥 푹 안기고 싶은 그늘을 내어준다.

 

 

7월 초 횡성 숲체원으로 출발하던 날,
일이라고 생각해서 사실은 별로 내키지 않았다.
더구나 불편한 사람들을 데리고 가는 2박 3일의 일정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고생길이려니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게 떠나 만난 국립 횡성 숲체원은 생각지도 못한 선물들을  
아낌없이 주었고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돌아올 수 있었다. 

 

 

국립 횡성 숲체원은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로 777에 위치해 있다.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 전문기관이 한국 산림복지 진흥원이 운영하는 칠곡, 장성
횡성, 청도 국립 숲체원 중 하나로 산림교육시설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요시설은 이용자들의 숙소가 그림처럼 숲 속에 앉아 있고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힐링 숲길, 새소리길, 숲 오감 체험장 도토리길, 마음길 등.
더구나 휠체어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부담 없이 숲을 느끼고 만질 수 있는 힐링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산림교육으로는 초, 중, 고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 프로그램과 가족캠프 및
일반단체 산림교육을 진행하고 치유 프로그램으로 숲 속 쉼표 행복드林, 우리숲家 등 가족프로그램과
알코올 의존자 치유 프로그램으로 숲에서 나의 가치 찾기,
 임신 부부를 위한 숲 태교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천천히 걸으며 뒤돌아보는 숲

 

퇴직 이후 나는 참으로 불편한 시간들을 보냈다.

 

슬그머니 다가온 퇴직이란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치열하게 살아온 습관도 버릴 수 없었고 기대치를 밑도는 사회현실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나 정도의 경력과 역량을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과대평가는 상처가 되어 돌아왔다.
좌충우돌 시행착오의 시간을 꼬박 1년을 보냈다.
내 얼굴에는 불안과 불만이 그늘을 만들고 있었고 새로운 시작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홀로 숲길을 걸으며 뒤돌아보니 욕심으로 초라한 내가 보였다.

 

 

 

 

50+ 숲에게 말을 걸다.


나이를 먹어도 새로운 만남이나 새로운 경험들이 필요하지만 아쉽게도 
나이 먹은 사람을 둘러싼 환경이나 여건은 이런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만든다.

 

 

숲에서 오감을 열고 하는 소통은 최고의 힐링이었다.
잘 자란 나무를 바라보는 것, 푸른 숲의 청량함을 냄새로 맡아 보는 것
삐리삐리 ~~ 새들의 소리를 듣는 것
여름이지만 서늘한 한기 때문에 들고 온 따뜻한 차 한 잔을 숲에서 마시는 충만함
보고 듣고 만지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것이 잔잔하고 행복하다.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비바람을 견디고 꿋꿋하게 서 있는
나무등걸을 만지는 촉감은 할머니의 투박한 손등에서 만져지던 굵은 핏줄처럼 따뜻하다.

 

나무들의 등걸을 어루만지며 고생했다고! 
참 잘 살아왔다고!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나무가 주는 선물처럼 떠오르는 시로 위로를 받는다.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문정희 나무학교 중에서)

 

 

 

 

숲 공부를 해볼까?

 

숲체원을 다녀와서 숲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림 복지 전문가는 국가 자격증으로 산림 치유지도사. 숲 해설가,
유아 숲 지도사, 숲길체험 지도사 등이 있다.

 

한국산림복지 진흥원 https://www.fowi.or.kr/user/main/main.do              
전문가 양성 기관 및 자격증 취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50+남부 캠퍼스 2019년 2학기 과정 중에도 녹색 일자리 탐색 숲, 산림과정이 운영
될 예정이다. 눈여겨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올여름 휴가는 숲으로 가보자

 

바다, 강 그리고 계곡을 주로 찾는 여름 휴가를 올해는 숲으로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국립 횡성 숲체원의 경우 청소년 1인 숙박비는 8천 원~9천 2백 원 선이며
일반고객 이용요금은 1룸 2-3인 규모 3만 원 (성수기 5만 원)으로 식비는 성인, 청소년
7천 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국립횡성숲체원 https://hoengseong.fowi.or.kr/ 고객지원팀 (033-340-6300)

 

50+세대의 경우 오랜 친구 2-3명이 조용하고 의미 있고 괜찮은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숲체원을 추천하고 싶다.
마음도 몸도 푸르고
 청량하게 비우고 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