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와글와글"했던 그날의 이야기

-2019 서부캠퍼스 커뮤니티박람회 현장스케치-

 

50+서부캠퍼스의 커뮤니티박람회 ‘50+와글와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이다. 따가운 늦여름 햇살을 해치고 모인 50+세대들로 캠퍼스는 북적였다. 처음 발걸음을 하거나 캠퍼스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시작 시간 전부터 호기심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졌는데, 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커뮤니티 회원들끼리 모여 단체사진을 촬영하기도 하고, 서로 환호하며 지지해주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50+학습지원단이 바라본 2019 50+와글와글 이야기! 여러분들에게도 전해드리고자 한다. ^^

 

 

오프닝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커뮤니티 체험 부스의 회원들, 50+캠퍼스 직원, 행사준비단은 준비 사항을 최종 점검하며 박람회가 잘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으고 있었다. 이미 1층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 촬영과 ‘사진활동가 가까이’의 1학기 강좌 활동 사진 전시를 둘러본 방문객이 3층 더하기홀로 모였다.

 

오프닝을 신나는 공연으로 활짝 열어준 ‘퍼커션랩’, ‘동그라미 우쿨렐레’, ‘산들애 오카리나’의 연주는 흥(興)으로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을 하나로 이어주기에 충분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김영대 대표이사

 

이날 커뮤니티박람회를 응원하기 위해 발걸음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김영대 대표이사는 “중년의 우울함 대신 오래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의미와 보람을 찾는 장이 되겠다”는 인사말로 참석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캠퍼스 곳곳에 마련된 커뮤니티들의 체험은 흥미롭고 유익하며 작은 감동이었다. ‘한주회’는 전통주 담그기 실습으로 준비한 재료가 일찌감치 동났고 ‘캘리 프로보노’가 준비한 양초도 어느새 다 사라졌다. ‘롱런 나도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출판하고 싶어 하는 방문객에게 쉽고 간단하게 그 과정을 보여주고 오디오북 체험도 함께 준비했다.

 

 

노인 교구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이 어느 방문객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이야기가 ‘햇살노인교구지도사’ 체험 부스에서 들려왔다. 올해 신생 커뮤니티인데, <50+실버케어 사회공헌단>으로 서울 지역 내 노인복지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단체 설립까지 계획 중인 열혈 승승장구 커뮤니티!

 

 

‘정다연’(정약용과 다산학 연구회)은 다산 정약용이 10년 넘게 유배를 떠나 있는 동안 부인의 치마를 재단해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모은 책, 하피첩을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북적이는 행사 중에, 가족에 대한 소리 없는 사랑으로 가득한 강의실이 더 특별해 보였다.

특별해 보이는 강의실이 또 있었다. ‘일본어 회화반’의 일본어 동화구연이 있었던 모임방이다. 반일 감정이 퍼져 있는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체험 대신 열린 모임이었다. 지역사회와 나눔의 장을 마련하는 등의 민간 문화교류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또한 ‘세계 시민으로 해외에서 살아보기’ 강좌 수강생으로 이루어진 ‘50+글로벌 라이프’ 커뮤니티는 세계 시민 의식을 겨루는 도전 골든벨을 진행했다. 식지 않는 해외여행의 열풍을 반영하듯 많은 인원이 모인 가운데 퀴즈를 틀린 사람은 머리띠를 벗도록 하는 아이디어로 부족한 공간 문제를 재치있게 해결했다. 해외 자원 봉사는 장기간의 해외 관광과는 차원이 다르므로 해외 자원 봉사 사업 지원이나 계획 개발 등을 목표로 구성원들의 유대감을 중요하게 여길 회원을 환영한다고 살짝 귀띔한다.

 

 

그런가하면 아무나 못하는 특별한 봉사로 4층 로비를 훈훈하게 만든 ‘발그레발마사지’ 커뮤니티도 있다. 지치고 소외된 발과 마음을 마사지로 풀어주는 ‘발그레발마사지’는 <노인교구지도사>팀과 함께 50+실버케어 사회공헌단으로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월 1회 정도 봉사를 함께할 회원을 모집 중!

 

 

비슷한 시간, 강당에서는 런웨이같은 빨간 카펫 위를 바른 자세 걷기 체험하는 모델 워킹이 한창이었다. 카펫 양쪽으로 모여 앉은 방문객들은 카펫 위를 걷고 있는 이들을 관심 가득하고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마음으로 그들의 걸음과 함께 했다.

‘50+모델단'은 서부캠퍼스 인기 강좌인 모델반의 수료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올가을 외부 축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르게 걸으며 내 몸과 나를 사랑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사랑하며 살아가자”가 50+모델반의 모토!

 

 

이것이 전부? 물론 아니다! 전통차 시음과 50+세대에게 정겨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기 만들기와 키질놀이 체험을 준비한 ‘예사모’와 난타북, 단소, 해금 연주 체험을 준비한 ‘풍류사랑’이 빠진다면 섭섭할 일이었다.

또 한 가지 작은 이벤트! <50+커뮤니티 지원단>이 마련한 '다섯 글자로 말해요' 코너는 커뮤니티 활동의 배경과 동기를 묻는 질문을 통해 커뮤니티들의 다양한 생각과 활동 방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캠퍼스에서 준비한 음식과 ‘한주회’에서 직접 빚은 우리 술로 다시 에너지를 채운 후, 강당에서는 ‘드림 워커’가 정성들여 준비한 뮤지컬 ‘콩쥐팥쥐’를 시작으로 ‘50+모델단’의 패션쇼로 이어지면서 공연의 문이 열렸다.

 

 

연극 커뮤니티 ‘대로’에서는 배우 3명이 나와 1인극을 펼쳤는데, 엄마와 딸과 나로 살아온 이야기와 혼신의 연기는 길지 않아도 방문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을 발휘했다. 또한 프로 배우 같은 목소리 연기와 사투리 구사로 사이좋은 이웃으로 살아가기를 보여준 ‘50+막독극’의 낭독극도 방문객들에게 구수한 웃음을 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꽃피는 기타’, ‘리셋밴드’, ‘오플밴드’, ‘히스토리밴드’ ‘날꽃밴드’는 서부캠퍼스에 음악을 연주하고 즐기는 커뮤니티가 다양하게 있음을 제대로 알리는 무대를 올렸다. 때로는 가사를 음미하고 따라 부르며 생각에 잠기다가도, 흥이 나면 앞으로 나가 함께 춤을 추는 50+의 모습은 오늘 공연 하이라이트였다.

 

오프닝만큼 흥겨웠던 마무리. 박람회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체험과 공연, 강의 부스에 참여한 개인과 커뮤니티 단체에게 경품을 주었는데,

오늘의 최고로 적극적인 커뮤니티로 뽑힌 팀은 바로 ‘햇살노인교구지도사’팀! 참여한 모두의 노고를 알기라도 하듯 경품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짝짝짝)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함께 즐기며 웃었던 참여자분들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앞으로 걷는 모습을 보면서 내 몸도 마음도 함께 갔죠! 조카에게 50+캠퍼스 소개도 할 겸 같이 나왔어요.”

“이모와 같이 와보니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해 볼만한 게 더 많다는 걸 느낍니다. 신나네요! 캘리그래피한 양초 가지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며칠 전 50+서부캠퍼스에서 박람회 포스터를 유심히 보고 있던 두 사람이었다. 다음에 또 만나자며 돌아서는 신나고 설레하는 기운이 내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글=안영선(50+학습지원단), 사진=커뮤니티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