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서대문50플러스센터 카페에서 서대문유랑극단과 극단 시절인연이 함께 한 <그 여자의 소설> 이 비대면 공연으로 열렸습니다.  서대문유랑극단은 연극을 통해 지역 사회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 2020 사회공헌활동 참여자들이고, 시절인연은 센터 학습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극단입니다.  

 

<그 여자의 소설> 은 작은댁이라는 한 여성의 일생을 통해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지난한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엄인희 작가의  희곡 <작은 할머니>를  장군 권오현 선생님의 연출로 새롭게 태어난 낭독극입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어렵게 첫 공연을 마친 참가자들의 소감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서대문50플러스센터 카페에서 무관객 비대면 공연으로 펼쳐진 낭독극 <그 여자의 소설>. 사진_ 사진영상단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함께하는 두 번째 공연이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뛰어든 첫 무대에서 주인공 '영애' 역을 소화하고부터 유랑극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용기를 냈다.  기대했던 공연이 코로나 19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연출가 선생님 지도하에 내레이션을 맡아 색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다. 저마다 맡은 역할을 실생활처럼 소화하신 덕에  내레이션을 하면서도 극에 푹 젖어 들었다.

평소 관객이 없는 공연이라면 많이 위축되었겠지만, 시대 상황에 맞춘부득이한  조치다보니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관객이 있고 무대에서만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고정적인 생각도 바뀌었다. 어떤 무대도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보람이고 뜻 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에서 유를 도출해 내시고 탁월한 기획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연극을 마칠 수 있게 잘 지도해주신 장군연출가 선생님께 무한 감사드린다."

_내레이션 역 이서윤

 

"단원들은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연극 강의가 시작된 이후 배출한 1기, 2기, 3기, 4기 학습자들로 고루 이루어졌는데, 모두 연극에 대한 관심이 많고 열정적으로 맡은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날이 실력이 늘었다. 아울러 응집된 분위기 마련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대표의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져 즐겁게 좋은 결과를 갖게 되었다. 

낭독극은 일반 연극 공연할 때보다 간편하고, 대사를 외우지 않고 동작을 하지 않으니 연습시간이 적어도 가능하고, 무대장치 등의 준비물, 배우의 의상, 분장이 필요없을 뿐 아니라 공연 장소가 넓지 않아도 돼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점 등이 장점이었다. 이번 작품 내용이 실버 세대의 인생 경험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앞으로 복지관이나 노인정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면 좋은 사회공헌활동이 될 것 같았다.

_김씨 역 박숙자"

 

"신참내기에 연극을 해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다.  나에겐 첫 공연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있고 소중한 작품이다. 긴장도 됐지만 단원들의 열정과 연습과정을 지켜보면서 다들 너무 잘해서 신기했다. 매순간 감동 또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열정을 보고 배우며 나도 누가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개인적으로 사투리를 써보지 않은 내가 맡은 서산댁 역할은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생소한 억양의 높낮이, 그리고 호흡조절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모두가 함께 여서 할수 있었고 도움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_서산댁 역 김민주

 

김씨 역의 박숙자 배우와 서산댁 역의 김민주 배우

 

"낭독극인데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코로나 상황이 워낙 심각한 터라 아무도 서운함을 내비치지 않았다. 비록 공연 이력도 연기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단원들의 마음만은 프로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낭독극은 나름 매력이 있었다. 일단 대본을 외워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니 다른 배우들의 대사도 잘 들리고, 극 속으로 쉽게 빠져들었다. 우리 할머니뻘 되는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목소리로 연기하다 보니 안타깝고 속상하고 한스러운 마음이 울컥 삐져나오기도 했다. 복지관의 어르신들에게 들려준다면 대부분 공감하며 옛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었다."

_ 귀분댁 역 김금남

 

"우리가 함께 했던 이번 낭독극도 팀플레이가 가장 중요함을 느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립뷰마스크를 쓰고 마이크가 없다보니 음향 문제의 곤란함, 정확한 발음의 어려움으로 대사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서대문50플러스센터 지원 아래 단원 모두가 일심화합해서 만들어낸 작품이라 애착이 가고 많이 감사하다. 

내가 맡은 역할은 남존여비 그리고 식민치하 전쟁등의 역사적 비극에서 희생이라면 희생이랄까 그럼에도 꿋꿋하게 운명을 이겨내고 구비구비 강물 따라 마침내 바다에까지 이르게 된 여주인공이다. 한시대를 풍미하며 끝까지 버티고 살아낸 작은 댁의 모습에서 의지의 한국여성상을 생생하게 느끼며 인생을 살아나가는 모습을 음으로 양으로 배우게 된 고마운 인물이다." 

_젊은 작은 댁 역 박영혜

 

마스크를 쓰고 열연한  젊은 작은댁 역 박영혜 배우

 

"이번 공연에서 음향과 소품, 그리고 배우들이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담당했다. 배경음악으로 장면 장면에 어울리는 트롯트 음악들을 선정하느라 유튜브에서 몇 날 몇 일 트롯트만 들으며 지냈다. 평소 별로 선호하지 않던 음악이라 알고 있는 노래들이 없었서 나름 고전을 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트롯트 음악에 빠져 들었다. 6.25 전후를 배경으로 하는 대본에 맞춘 옛 트롯트 음악들은 가사와 선율들이 향수와 아련한 정서를 자극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 장르였다.  

역시 우리 배우님들은 실전에 강했고 장군 권오현 선생님의 연출이 빛이 나며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우리 극단이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모여서 작품을 만들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서대문50플러스센터 교육사업팀 그리고 연출님, 우리 배우님들께 감사드리며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고 자유롭게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게 되길 기원한다."

_음향 소품 담당 신혜덕


 

*이번 공연은 2020 사회공헌활동으로 갈월데이케이센터에서 지역 어르신들 대상으로 첫 막을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취소 연기되었습니다. 서대문유랑극단과 시절인연은 앞으로 유튜브 라이브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추후 대면 공연이 가능해지면 언제 어디든 찾아갈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무료 공연을 원하는 지역 사회의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는 센터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서대문50플러스센터 교육 사업팀 02-394-5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