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슬기로운 언어생활

-

4편 생각 정리하기

-

 

 

ㅣ생각 정리의 목적

 

누구나 느낌과 상상 그리고 자기 의사로 가득한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마음에 가득한 것을 표현하려면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을 적절히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생각이 곧 정리된 언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이 정리되지 못해 초점을 잃으면 우리 말도 피상적으로 되고, 우리 생각이 여기저기 흩어지면 우리 말도 갈팡질팡하게 된다. 이런 말로는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해 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각을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생각하는 방식에 맞추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ㅣ생각 정리의 과정

 

두 사람이 마주 보며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들은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언어로 번역된 상대의 생각을 해석하고 자기 사고방식을 따라 이해한다. 그리고 그 말에 대응하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언어로 표현한다. 즉 외부의 신호를 받아들여 이해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서로 반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듣기와 생각 정리와 말하기가 유기적이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매끄럽게 이루어지려면 대화자 모두 상대와 공유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방식과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언어 능력과 논리적 사고방식이 일치하는 상대와 나누는 대화는 편안하고 유쾌하다. 한가지 예로 방송의 토크쇼 진행자나 중계방송 캐스터를 생각해 보자. 이들은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모양의 대처가 필요한지 판단한 후, 출연자와 시청자가 공유하는 논리와 언어를 따라 효과적으로 발언한다. 이들이 유능할수록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편안하게 시청한다. 그러나 이들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유명한 강사일수록 강연 내용을 정리하고 준비하는 작업을 철저하게 한다. 좋은 말을 하려면 생각을 풍부하게 하고, 논리적인 생각의 체계를 따라 정리하며, 합당한 표현능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ㅣ생각 정리의 수단과 방법

 

우리의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고, 언어는 사고에 의해 논리적으로 된다. 언어의 도움 없이 깊고 통찰력 있는 사고에 이를 수 없고, 적절한 언어 없이는 사고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 즉 우리의 언어와 사고는 한 몸이자 다른 몸으로 “따로 또 같이” 작용하며,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언어와 우리 사고의 원재료인 이미지를 수단으로 삼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한편 어려서 말을 배우고 말과 경험을 일치시킬 때부터 우리는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하나의 경험을 되풀이하거나 다른 경험을 더하고 거기 대응하는 언어를 배워나가면서 그것들을 판단하고 기억한다. 그렇게 하면서 흔히 말하는 사고방식이 생겨나고, 그 방식을 따라 사고와 언어가 확장하며 발달하고 정리된다. 우리의 생각 정리 방법도 마찬가지다. 저마다의 사고방식이 개인적인 것과 함께 사회 공통의 논리와 가치관을 반영하면, 그 사고방식에 따라 정리된 생각은 사회구성원 모두와 공유하기에 적합한 것이 된다.

 

 

 

 

 

ㅣ언어를 통한 생각 정리

 

필요한 모든 순간마다 생각을 빠르고 정확하게 정리해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그러므로 유능한 발언자가 되려면 가장 먼저 준비와 훈련을 통해 생각 정리 능력을 길러야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첫 번째 방법은 언어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인데 우리가 가진 언어기능 중 하나인 “쓰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란 본디 잘 잊히고, 때로는 막연하거나 비논리적이며, 끊임없이 가지를 치려 든다. 그러나 “쓰기”의 힘을 이용하면 생각을 더욱 정교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고, 체계와 논리를 갖출 수 있다. 게다가 기록으로 보존할 수 있게 된다. 생각을 글로 적으면 자기 생각의 갈래와 깊이, 넓이, 잘잘못, 넘침과 모자람, 특징 등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볼 수 없다면 모를까 눈에 보인다면 어떤 것이든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우리 생각도 마찬가지다.

 

 

 

 

 

 

ㅣ이미지를 통한 생각 정리

 

인간이 생각하는 두 가지 수단 중 하나인 이미지는 다른 하나인 언어에 비해 원초적이고 직관적이다. 따라서 언어로 번역되기 전 시각과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활용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언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교육보다 시청각교육이 더 큰 효과를 거두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미지가 주는 ‘일목요연(一目瞭然)’의 효능을 활용한 생각 정리법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만들 때 먼저 도표와 그림과 도형 등을 이용해 글의 얼개를 짜보면, 분명히 더 쉽고 빠르게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다음 편에는 우리 언어기능 중 하나인 ‘쓰기’를 이용한 생각 정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