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김치를 담그다 

 

2022년 11월 23일, 기자가 내곡동에 위치한 서초50플러스센터를 방문했을 때 센터 앞마당에서는 큰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잔치가 아니라 김장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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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 준비를 하는 참가자들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앞치마를 두른 50플러스 중년 남성과 여성 7~8명이 절인 배추를 소금물에서 건져내고 있었다. 모두 밝은 표정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하는 행동은 어쩐지 서툴러 보인다. 김장 전문가인 듯한 여성 한 분이 이것저것 할 일을 주문하면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그들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고 약간 들떠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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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물에서 건져낸 절인 배추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우리가 지난 9월에 씨를 뿌리고 직접 키운 배추, 무, 갓 등으로 김장을 하게 되어 정말 뿌듯합니다. 오늘 김장한 김치를 노인복지시설에 기증하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실 것을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습니다.”

 

지난 9월부터 진행된 서초50플러스센터의 ‘옥상텃밭을 통한 심기부터 수확까지! 겨울철을 위한 김장 프로젝트’라는 긴 이름의 강좌를 통해 직접 농사짓기에 참가한 수강생 정용락(자곡동) 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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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50플러스센터 도시텃밭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네 사람이 일주일에 두 번씩 센터 옥상의 채소에 물도 주며 보살폈습니다. 특히 배추에는 진드기 같은 병충해가 많이 생겨 고생 많이 했죠. 손으로 잡아 없애고 신경을 많이 쓴 덕분에 이렇게 건강한 배추가 되어 김장까지 하게 되어 기쁩니다.”

 

정용락 씨는 이번 옥상텃밭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관악구의 ‘씨앗도서관’에서 채소 기르기, 김장하기 등의 사전 교육을 이수하였다고 한다.

 

이번 커뮤니티 활동에는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관인 길용식 강사의 지도와 서초50플러스센터 신연주 PM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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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양념도 많이 준비되었다.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센터 지하에 있는 보글보글 식당에서는 여러 명이 김치 양념을 만들고 있었다. 소쿠리에는 무, 대파, 생강, 갓 등이 준비되어 있었고, 버무린 양념이 가득 들어있는 큰 대야도 여러 개 보인다. 이것만 봐도 맛있는 김치가 탄생할 것 같다.

 

센터 앞마당에는 물을 빼는 배추들이 좌판 위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이 배추 이파리 하나를 뜯어서 먹어 보더니 “간이 잘 되었다. 김치 참 맛있게 되겠다”라고 촌평하신다. 이 말에 김장 참가자들의 표정이 또 밝아진다.

 

오늘 참가한 인원은 모두 10여 명이다. 농사를 직접 지은 수강생 4명, 자원봉사자 4명, 김장 지도사 1명 등이며, 서초50플러스센터의 센터장 및 직원들도 모두 고무장갑을 끼고 밝은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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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김장이 시작되었다.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잠시 후 본격적인 김장 시간이 되었다. 물을 뺀 배추에 준비한 양념을 치대면 김치가 되는 것이다. 김장 지도사님의 시범이 있었다. 

“양념을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짜게 돼요. 그렇다고 너무 적으면 맛이 없어지니까, 제가 하는 것 잘 보고 따라 하세요.”

 

지도사 선생님 하는 것을 쳐다보랴 배추 쳐다보랴 모두 바쁜 손놀림이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양념을 치댄 김치가 돌돌 말려서 김치통에 담기고, 김치통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참가자들의 기쁨도 하나둘씩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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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육도 많이 준비하였다.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김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돼지고기 수육이다. 서초50플러스센터의 김장 행사에도 예외 없이 수육이 준비되어 있었다. 틈틈이 수육에 갓 담근 김치를 돌돌 말아서 한입 먹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내가 키운 채소로 만든 김치에 싸 먹는 돼지고기 맛이 얼마나 맛있겠는가?

 

“제가 옥상텃밭에서 배추씨를 뿌리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김장 때의 수육이었는데 진짜 이런 날이 왔네요. 정말 맛있습니다.”

옥상텃밭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미영 수강생의 말이다.

 

서초50플러스센터의 옥상텃밭 프로그램 담당자인 신연주 PM은 “처음 이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장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늘 이렇게 성공적으로 여러 사람들과 김장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경험이 없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재능 기부해 주신 수강생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오늘 담근 김치는 관내 노인복지기관에 기부하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우리가 만든 김치로 올겨울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쁘다. 앞으로도 옥상텃밭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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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텃밭 나눔 김장DAY 참가자들 ⓒ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9월부터 오늘 김장까지 참여하신 수강생, 김장 행사에 적극 참가해 주신 봉사자, 이런 분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는 것 같다. 여러 곳 취재를 다녔지만, 오늘이 가장 보람찬 일정 중의 하루였다. 서초50플러스센터 김장 행사 참가자들! 모두 파이팅이다.

 

 

50+시민기자단 김덕출 기자 (kimcho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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