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플러스센터] 홍제천 6따라 나무 1,209그루 기록시민의 손으로 생태지도의 기초 세우다

 

- 홍제천실천단, 옥천3교에서 사천교까지 네 차례 목본 모니터링 완료

- 상류 26316그루·하류 79893그루 확인

- 대표 목본 이름표 설치와 홍제천 생태지도 제작으로 후속 작업 이어갈 계획


 

홍제천을 따라 살아가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이름과 위치를 기록하기 위한 시민들의 여름철 생태조사가 마무리됐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센터장 변재준) 지역자원순환실천단 소속 홍제천실천단(이하 홍실단)7월 한 달 동안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서대문구 홍제천 구간의 목본식물을 조사했다. 조사 범위는 옥천3교와 홍지문 일대에서 사천교까지 이어지는 약 6구간이다.

 

조사 구간은 크게 상류와 하류로 나눴다. 상류권은 옥천3·홍지문 일대에서 유연까지 약 3, 하류권은 유연과 홍제교 일대에서 사천교까지 약 3. 홍실단은 구간별로 나무의 종류와 개체 수, 위치, 생육 상태를 살피고 이를 기록지와 사진, 위치정보 자료로 남겼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홍제천 주변의 나무 이름을 알아보는 체험을 넘어, 향후 홍제천의 생태적 변화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류 316그루·하류 893그루1,209그루 확인

 

홍실단이 최종 집계한 결과 상류 구간에서는 26316그루, 하류 구간에서는 79893그루가 확인됐다. 전체 조사에서는 최종 정리표를 기준으로 총 1091,209그루의 목본식물이 기록됐다. 다만 대나무, 고광나무, 빈도리, 화살나무 등은 일정 구간에서 많은 개체가 밀집해 숲이나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일일이 수량을 세기 어려웠다. 이들 수종은 이번 개체 수 집계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홍제천에 실제로 분포하는 목본식물의 수는 집계된 1,209그루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간별 종수인 26종과 79종의 단순 합계와 전체 정리 종수 109종 사이에는 차이가 있어, 향후 표준 식물명과 중복 수종을 재검토하는 자료 정비 과정이 필요하다. 시민과학 자료가 행정과 연구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검증과 표준화 과정도 중요한 후속 과제가 된다.

 

네 차례에 걸친 조사홍제천 전 구간을 연결해 기록

 

이번 모니터링은 한 번의 현장조사로 끝나지 않았다. 홍실단은 79일 상류 구간 조사를 시작으로 716일 홍전교에서 홍연2교까지, 세 번째 조사에서는 홍연2교에서 사천교 방향으로 조사 범위를 넓혔다. 이후 네 번째 조사를 통해 누락된 구간과 수종을 보완하면서 서대문구 홍제천 구간의 목본 모니터링을 마무리했다.


 

조사에 앞서 이광호 홍실단 대표가 조사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고 단원들의 역할을 나눴다. 단원들은 수종 판별, 사진 촬영, ·우측 구간 기록, 위도·경도 확인, 네이처링 자료 입력, 현장 활동 촬영 등을 담당했다. 일부 단원들은 조사와 함께 홍제천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줍깅 활동도 병행했다. 이처럼 조사와 기록, 촬영, 데이터 입력, 환경정화 업무를 구분한 것은 시민 참여형 생태조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이었다.

 

특히 7월의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단원들은 조사 구간을 직접 걸으며 잎과 줄기, 나무껍질, , 열매 등을 관찰했다. 수종 판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여러 단원이 의견을 교환하고 사진을 남겨 사후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상류는 일부 수종 집중, 하류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구성

 

상류 구간에서는 가죽나무, 뽕나무, 누리장나무, 벚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무궁화 등이 비교적 많이 관찰됐다. 느티나무, 버드나무, 수양버드나무, 오동나무, 산딸나무, 모감주나무, 이팝나무, 매실나무, 산수유, 고욤나무, 팽나무 등도 확인됐다. 상류는 일부 수종의 개체 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우점 현상은 자연적인 번식과 기존 식재, 하천 주변 토양과 빛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류 구간에서는 벚나무, 느티나무, 뽕나무, 무궁화, 주목, 은행나무 등이 다수 확인됐다. 이와 함께 물푸레나무, 공작단풍, 배롱나무, 자귀나무, 낙우송, 박태기나무, 서부해당화, 꽃사과, 모과나무, 생강나무, 소사나무, 풍게나무, 산사나무 등 비교적 다양한 수종이 조사됐다. 하류에서 수종의 다양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하천변 공원과 산책로, 주거지역 주변 조경식재, 도로변 녹지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수종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생태적 건강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생종과 외래종의 비율, 자연 발생과 인공 식재 여부, 수목의 나이와 건강 상태, 하천 생태계에서의 기능 등을 함께 살펴야 보다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나무는 그늘을 넘어 하천 생태계의 기반

 

홍제천의 나무는 단순히 산책로에 그늘을 제공하는 조경 요소가 아니다. 버드나무류는 뿌리를 통해 하천 가장자리의 토양을 붙잡아 침식을 줄이고, 물고기와 곤충, 조류가 머무를 수 있는 미세서식처를 형성한다. 느티나무와 팽나무, 물푸레나무처럼 수관이 발달하는 수종은 여름철 하천 주변의 온도를 낮추고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뽕나무, 산딸나무, 산수유, 고욤나무, 감나무, 꽃사과와 같이 열매를 맺는 수종은 새와 곤충의 먹이원이 된다. 꽃이 피는 수목은 벌과 나비를 비롯한 수분매개 곤충의 활동을 돕는다.




 

나무 한 그루는 탄소를 흡수하는 동시에 빗물을 일시적으로 붙잡고, 미세먼지를 줄이며, 하천의 생물들이 이동하고 머무를 수 있는 생태적 연결점 역할을 한다. 목본 모니터링이 도시하천의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에 필요한 이유다.

 

이름표 달기와 홍제천 생태지도 제작으로 이어간다

 

홍실단은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일회성 조사자료로 남겨두지 않을 계획이다. 먼저 구간별 대표 목본을 선정해 시민들이 나무의 이름과 생태적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무 이름표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름표에는 수종명만 적는 방식에서 벗어나 나무의 생태적 기능과 꽃·열매의 특징, 조류와 곤충과의 관계 등을 함께 설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종과 위치정보를 지도 위에 표시하는 홍제천 생태지도도 후속 과제로 추진된다. 생태지도에는 나무뿐 아니라 조류, 곤충, 양서류, 초본식물, 생태계교란식물, 수질조사 결과 등을 함께 연결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통합되면 홍제천의 어느 구간에 그늘이 부족한지, 특정 수종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지, 생물의 먹이와 은신처가 부족한 곳은 어디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수목 식재와 전정, 하천 정비, 생태복원 사업의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다음 조사에서는 개체 수에서 나무의 건강까지

 

이번 조사로 홍제천 목본 분포의 기본 윤곽은 확인됐다. 다음 단계에서는 모니터링 항목을 더욱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향후 조사표에는 표준 국명과 학명, 정확한 위치, 나무 높이, 줄기 둘레 또는 흉고직경, 수관 폭, 자연 발생과 인공 식재 여부, 병해충 흔적, 가지 손상, 고사 여부 등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나무를 해마다 반복 조사할 수 있도록 개체별 번호를 부여하고 위치 좌표와 사진을 연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집중호우와 홍수, 폭염, 병해충, 하천공사 이후 수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대나무 다수와 같이 수량을 세기 어려운 군락은 단순히 집계에서 제외하기보다 군락 면적, 분포 길이, 대표 지점의 줄기 밀도 등을 기록하면 장기적인 확산과 감소를 분석할 수 있다.

 

시민조사를 행정의 생태정책 자료로 연결해야

 

이번 조사는 홍실단 단원들이 무더위 속에서 직접 현장을 걸으며 만든 시민 과학 자료다. 그러나 자료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서대문구는 시민들이 구축한 조사자료를 검증하고 보완해 하천관리, 공원녹지, 환경교육, 기후 위기 대응 부서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하천 정비나 나무 식재, 전정과 제거 작업을 시행하기 전에 조사자료를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산림·조경·식물분류 전문가가 시민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검수하고, 조사단을 대상으로 수종 식별과 데이터 기록 교육을 제공한다면 자료의 정확성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홍제천 생태지도 역시 단순한 홍보용 그림이 아니라 생태복원과 관리사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실용적인 정책지도가 돼야 한다.

 

기자의 시각1,209그루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찾는 조사

 

이번 목본 모니터링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1,209그루라는 숫자만이 아니다. 시민들이 약 6의 하천을 네 차례에 걸쳐 직접 걸으며 나무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위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생태계는 한 번의 조사만으로 파악할 수 없다. 올해 건강했던 나무가 다음 해 병들 수 있고, 작은 묘목이 자라 새로운 숲을 만들 수도 있다. 집중호우와 하천공사로 나무가 사라지거나 외래수종이 빠르게 확산될 수도 있다.

[지역자원순환실천단 활동가_성원식]

따라서 모니터링의 가치는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아 변화 과정을 기록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덥고 습한 7월의 현장에서 사진 촬영, 수종 판별, 기록, 위치 확인, 데이터 입력과 환경정화를 맡아 끝까지 조사에 참여한 단원들의 노력은 홍제천 생태관리의 소중한 출발점이다. 홍실단은 조사에 함께한 단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더욱 체계적인 조사와 시민 참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

 

나무 한 그루의 이름과 위치를 기록하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그러한 기록이 해마다 쌓이면 홍제천의 과거와 현재를 읽고 미래를 설계하는 생태정책의 근거가 된다. 이번 네 차례의 목본 모니터링은 홍제천을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시민이 함께 조사하고 돌보는 살아 있는 도시 생태계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