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캠퍼스 50+자원봉사단 '비밀의도시락지원단'의 따뜻한 도시락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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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자원봉사단「비밀의도시락지원단」이 누리는 나눔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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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도시락일까?

 

 비밀의 도시락지원단의 비밀은 어디에 담겨 있을까. 비밀은 요리가 아니라 50+당사자들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 나이 들어 음식 만들기를 배우고 익혀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깊은 속내에 담겨 있다자신의 끼니를 해결한다는 생존 수단 얻기를 넘어 음식으로 남을 대접한다는 뿌듯함과 나눔의 기쁨이 비밀의 열쇠다. 모든 비밀은 남자의 부엌수강생과 커뮤니티 비밀의 키친회원들의 열의와 정성으로 남들 모르게 빚어낸 음식에 들어있는 셈이다.

 

* 조리 과정은 악기연주

 

 노아름 강사의 지휘에 따라 수강생들이 직접 손으로 재료들을 가다듬는 카레 조리 과정은 마치 학예회 악기연주 같다. 감자, 당근, 양파, 양송이, 오이는 몸 매무새를 가다듬어 연주에 대비하는 악기들이다. 재료별로 적당한 크기로 썰고, 결에 따라 잘라 각자의 음색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살짝 익혀 몸을 덥히고 카레 도시락 후식 샌드위치 속에 들어갈 오이는 소금으로 몸을 움츠린다. 절인 고추 절임, 마늘쫑, 노란 무 반찬을 먼저 담은 도시락은 카레와 밥이 익기를 지긋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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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

 

 모든 재료 다듬기는 동시에 이루어진다. 씻고, 닦고, 자르며 채썰기. 각각의 악기 연주자가 자신들의 악기를 다루듯 역할 분담을 통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일어난다. 연주자의 입이 아니라 손으로 모든 조리가 이루어지기에 조용한 가운데 칼과 도마가 재료들과 만나는 소리로 연주된다. 다듬어진 모든 재료는 큰 통에 강황 가루와 함께 담겨 은근한 불 위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소리를 낸다. 재료 준비 전에 이미 밥통에 안친 귀리밥은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재촉하지 말라며 사람들에게 여유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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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조리 손길의 깊이

 

 조리하는 회원들의 손놀림은 능숙하고 얼굴은 밝다. 조리가 노동이 아니라 유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의 대부분의 회원이 요리 경험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용기를 내 과감하게 조리에 손을 내밀어 보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라면 하나 제대로 끓이지 못했던 이들이 짧은 시간에 남들에게 건넬 음식을 만들고 있다니 놀랍다. “여성은 으로 요리를 하지만, 남성은 처음에는 더뎌도 나중에는 깊게 요리를 한단다.(이강호 커뮤니티 회장) 조리 순서를 매뉴얼화해 조리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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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은 울타리를 넘고

 

 모든 것은 자발성에 있었다. 긴 조리 과정을 거쳐 카레 요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후식(샌드위치와 대저토마토)과 함께 도시락에 정성껏 담아 남들에게 건네는 시간 모두 회원들의 선한 의지가 묻어 있다. 당사자들의 자발성은 본인들의 삶의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된다. 나의 수고가 남의 기쁨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게 된다. 서울역 쪽방상담소 식구들은 비밀의 키친’ 회원들의 비밀의 도시락에 담긴 속 깊은 마음의 비밀을 알고 있지 않을까

 

 

 

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학습지원단

조윤성

사진촬영: 중부캠퍼스 커뮤니티 '따사모'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