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인생 경험을 공유하는 한여름 밤의 2050+ 세대 공감 토크콘서트가 지난 8월 4일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열렸다. 강동50플러스센터와 서울청년센터 강동오랑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50+세대와 20대 청년 등 30여 명이 참석해 중장년의 인생 경험과 청년 세대들의 고민을 함께 나눴다. 특히 20대 청년들은 50+세대의 슬기로운 삶의 지혜를 공유하며 자신들의 삶을 반추하고 긍정과 감사의 인생관을 재건축했다. 

 

토크+콘서트①-tile.jpg
▲ 2050+ 세대 공감 토크콘서트가 8월 4일 저녁 강동50플러스센터 4층에서 열렸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강동50플러스센터

 

멘토(mentor)로 나선 사람들은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50+자서전 쓰기’ 과정을 수료하고 자서전을 발간한 10명의 50+세대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고충을 듣고 삶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멘티(mentee)로 참가한 강동오랑 청년회원 20여 명은 인생 선배인 50+세대로부터 삶의 철학과 경험담을 들으며 인생설계도를 다시 챙겼다.

 

서울청년센터 강동오랑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3명도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조력자로 나섰다. 이들은 두 세대 간 원활한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도록 만남과 대화의 장을 차분히 진행하며 청년지원 매니저 역할을 했다.

 

‘긍정하는 삶’, ‘감사하는 삶’, ‘조금 다른 삶’을 주제로 소통

2050+ 세대 공감 토크콘서트는 ‘긍정하는 삶’, ‘감사하는 삶’, ‘조금 다른 삶’ 등 세 가지 소통의 주제를 설정해 분야별로 진행됐다. 한 팀당 50+세대 멘토와 20대 청년 멘티 등 10여 명이 참석해 팀별로 자신들의 인생 경험과 고민 등을 털어놓고 공감대를 찾았다. 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서 들어 봤다. 

 

ice+breaking①-horz.jpg
▲ 주제별 토크 전에 참석자들의 어색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시간을 가졌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강동50플러스센터

 

20대 청년들이 토크콘서트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다양하다. 같은 또래 청년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른 세대와의 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평소 자신의 삶에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청년은 50+멘토의 경험을 듣고 뭔가 배우려고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긍정적으로 살아왔지만 예기치 않은 아픔이나 질병, 어려움 등을 겪으면서 힘들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한 고통과 난관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닥쳤을 때 정말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50+세대 멘토의 경험과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긍정하는 삶… 인내와 공존과 자긍심으로

50+세대 멘토들은 자녀들과 얘기하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 정말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자신도 직업을 몇 차례 바꾸는 과정에 멘토가 없어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다른 사람처럼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티고 고난의 순간을 이겨내며 자존감으로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인내심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다른 멘토는 목표 중 한 가지만 이뤄도 다른 것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그러면서 인내심과 자존감, 긍정의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등산을 추천했다.

 

멘토들은 청년기엔 홍역처럼 겪는 청년만의 갈등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며 삶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걱정은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커지고 힘들어진다며 곤경에 처할 때 이를 잘 견디고 극복하는 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힘들고 지친 삶에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긍정하는+삶①.jpg
▲ ‘긍정하는 삶’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는 참석자들은 긍정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 강동50플러스센터

 

멘토들은 살아가는 데 이웃, 친구, 동료들의 평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인에 대한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고, 누군가와 함께 공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긍정적인 삶을 이끈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소박하더라도 자긍심을 갖고 살아야 긍정의 마인드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IMF 때 빚을 지고 도망간 직원의 집을 찾아 나섰던 한 멘토는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았다며 힘들고 지친 삶에서도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빚쟁이 아내는 암으로 입원했고 아이들은 라면도 없어 끼니를 굶는 상황을 목도하고 빚 받기는커녕 오히려 먹을 것을 사 주고 왔다며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좌절하지 말아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을 신뢰하고 좋아하는 것이 긍정인 만큼 자기 긍정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 산책이나 운동 등을 통해 긍정의 마인드를 키우고 스스로 마음을 훈련해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무언가를 시작하지는 않고 긍정적인 부분만 찾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노력을 통해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감사하는 삶… 일상에서 감사하고 마음을 표시해야

살면서 무엇에 감사해야 하고 고마움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참석자들은 일상생활에서 매번 감사를 느낀다고 한다. 혹독한 서울 생활을 경험했다는 청년은 언제부턴가 작은 것에서도 감사함을 느꼈고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감사한 일에 대한 보답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휴직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한때 우울증에 빠졌으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복직의 기회도 찾아왔고 감사한 마음으로 업무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또 다른 청년은 안 좋은 일을 계기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감사하는+삶①-horz.jpg
▲ ‘감사하는 삶’ 주제 토크에서는 평소 일상에서 감사를 느끼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강동50플러스센터

 

멘토로 나선 50+세대 역시 평소 건강을 챙기고 일상생활에서 감사를 느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여성 멘토는 좌절감과 우울감에 시달렸으나 감사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감사라는 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감사한 부분을 찾아가며 감사 일기를 억지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일상이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에도 감사할 일들을 찾아 매일 30가지는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상에서 누려왔던 사소한 것들조차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오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내 자신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는 얘기는 반복적으로 나왔다. 감사를 실천하는 것은 베풂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되면 더 감사할 일이 많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감사의 마음을 느끼면서도 표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저금통에 500원씩 넣어 1년간 저금을 하고 생일에 맞춰 저금통을 깨고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멘토의 발언은 관심을 끌었다. ‘행복 저금통’에 감사한 내용을 적은 쪽지를 모은 뒤 1년 후 그 감사 쪽지들을 읽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감사한 삶에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까지 나왔다. 

 

50+세대들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으나 선물 등 다른 방식으로라도 표현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았을 때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감사 표현은 충분하다며 평소 감사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감사하고, 아침에 기분 좋게 눈을 뜬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만큼 작은 것에도 고마움을 느끼다 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조금 다른 삶… 계속 도전하고 ‘하고 싶은 일’ 해야

조금+다른+삶①-horz.jpg
▲ ‘조금 다른 삶’ 토크에서는 청년기에는 꿈을 잃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 강동50플러스센터

 

조금 다른 삶이란 소통의 주제에서는 이직을 생각 중인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50+세대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치열한 삶을 살아온 경험담을 얘기하며 청년들에게 꿈을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우울하거나 흔들릴 때는 자신과 대화하며 마음을 열어야 하며, 슬럼프에 빠질 때는 평소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것을 권유했다. 용기를 갖고 가능성에 도전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또 세상이 내 생각대로 안 될 때가 많다며, 이럴 때 충고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 둬야 고민을 나누고 난국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세대 공감 토크콘서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50+세대의 멘토처럼 ‘감사와 긍정의 힘’으로 압축됐다. 이들의 멘트가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좌절과 어려움 속에서 감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을 더 사랑하며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는 게 중요해요. 항상 감사할 수 있어야 내 삶에도 도움이 되고 행복할 수 있고요, 감사가 습관처럼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나쁜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행복하게 보인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ks0827@naver.com)

 

 

김석호.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