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행복감에도 여러 종류가 있죠? 시간을 잊고 일에 몰두한 후의 행복감과 (내 생각에) 한 단계 더 높은, 일의 성취 후 느끼는 행복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단계 더 높은 행복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환한 표정을 볼 때의 행복감. 2019년 7월 6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의 서재에서 진행된 '세대공감 라이브러리'는 저에게 이 세개의 행복감을 한꺼번에 안겨주었습니다.

 

40명 이상이 활동하는 프로그램 준비에는 많은 아이디어와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꼼꼼히 준비한다해도 구멍이 나는 법, 그래서 엄마학교협동조합은 흔들리지 않는 방향 하나를 정했습니다. '정성을 다해 대접받는 느낌을 드리자!'고. 이런 마음은 통했나 봅니다. 참석한 50+세대, 청년 세대, 공감멘토분 모두가 새로운 스타일의 활동 방향에(불평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기분 좋게 맞춰 주려 애를 써 주었습니다. 모두가 이런 자세로 임하니 '공감 라이브러리'라는 생소한 대화의 장은 좋은 에너지가 조금씩 확장되며 50+서재 전체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공감 라이브러리는 '엄마학교협동조합'이 고안해 낸 관계 성장을 위한 소통의 장입니다. '공감'의 의미, 중요성을 알고 있어도 실제 공감 능력을 기를 기회가 부족하니 공감 능력을 훈련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입니다. 많은 관계에서 '공감만 제대로 되면 차이를 인정하게 되고, 갈등 대신 관계 성장이 된다!'는 확신에서 나온 프로그램입니다.

 

공감 라이브러리에서는 아주 간단하지만, 일상에서는 접하기 힘든 대화 방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15분 듣자', '왕의 말을 듣듯이 제대로 경청을 해주자', '너도 왕이 되어 말하고 나도 왕이 되어 말해 보자'. 대단하고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진정한 경청을 받으며 말해 본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경청과 공감 능력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공감멘토분들의 활약 덕분에 저는 공감 라이브러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다소 긴장하고 불편해 보였던 표정들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생기로 바뀌고 웃음이 번지고 진지함을 나누는 순간을 (모처럼, 정말 모처럼)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이 이야기와 경청을 하는 시간, 저는 차분히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는데 묘한 일체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다 어느 한 순간 풍경과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 같은 것. 오래 마음 속에 남겨 놓고 싶은 하나됨의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

 

 

참석자들의 소감 발표 시간에는 '공감 라이브러리'가 공감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세대공감을 위해 내가 할 일하나'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제 집에 자주 들어가겠습니다^^", "부모님과도 꼭 해볼게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등의 말을 들으니 혼잣말이 나왔습니다. '공감의 씨앗을 심기는 심었구나'

 

 

세대공감 라이브러리 페스티벌 마지막에 흘렀던 노래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만 행복했을까요? 아래 사진을 보면 모두가 저와 그리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참석해 주신 분들, 꽃보다 아름다운 한 분 한 분에게 감사드리며 프로그램 진행자의 후기를 마칩니다.

 

 

글과 사진 - 엄마학교협동조합 이사 이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