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파랗게 갠 하늘처럼 머릿속이 맑을 때도 있지만, 미세먼지 '최악’인 날처럼 기억력도 떨어지고 도통 어디에도 집중을 못 한 채 온종일 멍한 날도 있다. ‘뇌 안개’ ‘안개 낀 뇌’로 번역할 수 있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 무기력감과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학계에선 브레인 포그 현상을 질병으로 분류하진 않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이 브레인 포그 현상을 부른다

브레인 포그 현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고혈압과 당뇨, 심장질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겪는 이들 중 다수가 정신적 피로감, 즉 브레인 포그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 머릿속이 안개 낀 것처럼 멍하고 피로한 브레인 포그 현상의 원인으로는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에 따른 뇌 혈류 장애, 뇌신경의 염증 등이 추정되어 왔다.

 

이런 브레인 포그 현상이 몸속 염증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절반에겐 염증을 억제하는 약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Placebo)을 투여한 후 뇌의 인지 능력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체내 염증의 정도는 뇌의 인지 능력 중 ‘경보(Alerting)’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경보’란 새로운 자극을 감지하는 능력으로 브레인 포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인지 능력을 측정하면 공통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오는 영역이다. 

 

 

치매 예방? 염증부터 다스리자

실험을 주도한 제인 레이먼드 박사는 “가벼운 체내 염증으로도 두뇌의 인지 능력 중 ‘경보’가 뚜렷하게 감소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신체와 인지, 정신 건강이 서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한다. 

 

건강 칼럼니스트 잭 웨스트는 굳이 브레인 포그 현상을 경험하고 있지 않더라도,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와 기름에 튀긴 패스트 푸드를 잔뜩 먹은 후 머릿속이 멍해지는 것도 신체 염증 반응과 인지 능력 사이의 관계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염증을 다스리는 노력이 치매를 예방하고 극복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체내 염증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것들을 지키는 일이 그 시작이 될 수 있겠다. 아침 식사를 포함해 규칙적으로 세 끼 식사를 하고, 일주일 3회 이상 운동하고, 숙면을 취하고, 금연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술을 줄이는 것.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금언을 다시 한번 명심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생활에 신경을 쏟아야 할 것이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