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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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0+보람일자리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 월례회의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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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발굴하고 운영하는 일자리 사업의 키워드는 ‘앙코르커리어 일자리’ 인데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50+세대의 경험과 연륜을 활용하는 일에 활동거리가 보태진 성격의 일자리다.

 

2019년에는 재단과 서울시에서 운영한 앙코르커리어 일자리 참여자는 무려 2,402명이라는 통계가 집계되었다.

2천 명이 넘는 인원은 상상도 못 했다. 필자도 작년에 유사한 경력을 살려 ‘어린이집 회계보조원 일자리‘에 참여한 바 있다.

 

 

 

 

 

 

보람일자리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 월례회의가 7월 28일 중부캠퍼스에서 열렸다.

월례회의 목적은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보다 질 높은 서비스 제공하여 참여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다.

 

<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 일자리 개요 >

참여 인원 : 26명

참여 기간: 5.18- 11.30(예정)

내용: 취약계층 도시락배달 및 휴먼서비스 제공

* 활동처 :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 배송센터 7개 (편의상 지역별로 지칭)

 

 

 

보람일자리 참여대상자는 만 50세~만 67세의 서울시 거주자이고 일한 임금을 대신하는 지원금은 참여자 활동비, 교육비, 상해보험금을 포함하는데 월 활동비로 금년에는 525,020원(최대)=57시간 × 9,211원이다.

실제론 기타소득으로 원천 징수액 차감 후 지급된다. 교육실비는 교육 참여자 1일 1만5천 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본 회의 시작 전부터 센터별 지정 좌석에 오는 대로 앉으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훈훈한 분위기였다.

강서센터 지정석에서 나는 웃음소리가 궁금해서 다가가 물었다.

같이 앉아있는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같은 조로 활동 중인데, 도시락 배달 가서 길을 못 찾아 한참 동안 주변을 돌며 헤맨 상황을 듣고 웃는단다.

 

옆에서 좀 더 들어보니 내비게이션의 잘못된 반복 안내에 짜증도 나고, 제시간에 배달을 못할까 봐 걱정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무사히 배달했다며 당사자 두 사람도 같이 웃었다.

그렇게 자유로운 이야기 나누기 시간이 지나고, 오전 10시에 해당 일자리 PM이 본회의 진행을 위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좀처럼 이야기 소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그동안 단원들 모두 함께 만나는 월례회의가 처음이라 할 말이 많은 모양이라며 PM이 애써 마무리를 촉구했다.

 

 

 

 

 

 

간단한 진행절차 안내와 인사가 끝나고, 활동 평가와 사례 추출을 위한 조별 자유토의를 하라고 했다.

토의 주제가 정해진 것 빼고는 조금 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되돌아가는 듯했다.

한 시간 가까이 자유 토의를 하고 나서 각 조마다 한 사람씩 나와서 토의결과를 발표했다.

 

중부플러스센터 조에서 나온 김 모 씨는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배달 장소를 갈 경우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했다.

좁은 골목길을 어렵게 들어섰는데 일방통행이고 유턴도 할 수 없어서 약속 시간 안에 배달하기 위해 불법 유턴 유혹을 느꼈단다.

듣고 있던 관악센터 단원이 그럴 경우에 차를 근거리에 두고 걸어간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리고 비대면 배달이 원칙이지만 도시락 배달 확인을 어떻게 시키는지 궁금하고, 비 오는 날에는 도시락에 혹시 비가 스며들어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배달용 차량이 낡아서 점검을 받아야 할 경우가 생기면 누구한테 먼저 알려야 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강서센터 조에서는 처음 가서 커다란 밥솥도 닦고 설거지까지 했지만, 센터장과 업무을 원만히 조정해서 현재는 포장과 배달만 하는데, 배송 주소와 위치를 각자 외워야(내비게이션에 안 나와서)하는 번거로움 빼고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서부플러스센터 조에서는 지역 특성상 가파른 고갯길로 운전해야 하는 등 일 부담이 많아서 중간 이탈자가 생겨 포장일은 하지 않고 배달만 하는데,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주소를 외우는데 한 달 이상 걸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부플러스센터 조에서는 단독주택 지역이라서 포장 및 배달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도 몇 있다고 했다.

 

노원센터 조에서는 단원 일부는 조리실에서 배분하고, 다른 단원은 직원과 2인 1조가 되어 스타렉스로 배달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어르신한테 “도시락 왔습니다.”하고 알려주면 어르신이 반가워하며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인사를 하실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배달하기 전에 센터 직원들과 같이 식사도 한다고 했다.

 

 

 

 

 

 

구로센터 조에서는 소분, 포장, 배달을 하는데 직접 운전은 하지 않으며, 직원들과 식사도 같이 하는 등 별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배달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똑똑’ 두드려서 배달을 확인시킨다며 특별히 센터 내 주방장이 중화요리사라서 가끔 맛난 별식을 먹기도 한단다.

그런데 어제는 비가 와서 미끄러운 계단을 내려오다 손가락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며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이 경우에 재단에서 가입한 상해보험으로 처리된다고 PM이 안내했다.

 

마지막으로 관악센터 조에서는 진즉에 센터에서 일해서 이 사업에 대해 모든 것을 잘 안다고 하며 다른 센터 단원들한테 질문을 하라고 했다.

그러니까 어려움 없이 일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식적으로 나온 토의 결과는 위와 같지만, 조별 토의 시간에 개인적으로 인터뷰한 단원에 따르면, 보람이 더 많다고 했다.

취약계층이 자신이 배달하는 도시락이 하루를 사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될 거라 생각하면 좁은 골목길에서 헤맬 때 어려움은 잠시고, 제시간에 배달하려는 마음에 비탈길, 골목길도 부지런히 걷게 된다고 했다.

 

처음에 언급한 ‘앙코르커리어 일자리’ 로서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은 어떤 부분이 일이고 어떤 부분이 사회공헌인지 분석해봤다.

취약계층인 방과 후 나 홀로 아동·청소년 및 어르신들한테 도시락 배달하는 것은 일에 해당하고, 결식 예방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지원하는 부분은 사회공헌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출처] 행복도시락 홈페이지

 

 

 

실제로 일을 하면서 도시락을 배달하러 갔을 때 먼저 배달된 도시락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서 즉시 보고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혹시 나쁜 일이라도 생기지 않았나 하는 마음에 안타깝고 걱정이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취약계층을 세세하게 살피는 휴먼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역사회에 사회적 공유 가치 확산을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50+세대의 사회 공헌이요, 보람이 아닐까 한다.

 

금년에는 갑작스런 코로나19 여파로 보람일자리 사업이 처음 계획했던 대로 운영되지 못한 줄 알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화하는 우리의 일상에서 50+세대 일자리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짐작되지만,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지향하는 앙코르커리어 일자리만큼은 꾸준히 발굴되어야 할 것이며, 50+ 세대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인생 2모작 시기를 보람되고 활기차게 보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