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1:

등장인물 *학*:삼성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여 삼성을 키운 핵심인물

등장인물 *세*: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미국 스탠포드대 물리학 박사.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그들이 사는 세상2:

등장인물 *학*:M자 탈모가 진행되고 있고 마른 몸매에 말이 거의 없음.

그러나 환한 미소는 백만불짜리 웃음.

등장인물 *세*: 커다란 뿔테안경을 쓰고 있고 통통한 몸매의 소유자.

활달한 성격과 뛰어난 사회성을 가지고 그들이 사는 세상2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음.

대한민국에서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두명의 *학*와 *세*이 있었다. 그 중 두 명은 인터넷에도 나오는 유명인이었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발달장애를 가진 지적 장애인이다.

 

미세먼지는 줄어들고 있었지 그 많은 꽃들이 피기도 전에 질까봐 애타게 하는

얄미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시골 할머니처럼 연신 물어보며

찾아가는 길이었지만 눈앞에 탁 트인 공원을 보고 나니 잘 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올 만큼 멋진 공원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공원 옆에는 보라매 병원과 커다란 주상복합 건물들이 공원을 내려다보며

웅장하게 서 있었다. 운동장보다 큰 공원가장자리에는 조깅 트랙이 놓여져 있었고,

꼬리를 물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운동장 가운데에는 푸른 잔디가 싹을 올리는 중인지 연두색으로 칠한 듯 보였고

그 뒤로 벚꽃의 분홍색과 나무들의 연두연초록이 어울려져 멋진 수채화 그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왼쪽에는 크진 않지만 작은 연못도 있어서 멋진 정원에 와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복지관은 그 정원 옆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친절한 자원봉사자 언니 안내로

담당 선생님과의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나니 30대 지적발달 장애인이 매우 궁금해졌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그들은 우리와 너무 다르고 심지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아가지 않는가...

인식을 바꿔야 했고 현실을 직시해야했다. 학생들의 힘겨운 하루하루의 생활이

바로 지금 내 눈 앞에 있었고 우리는 그 수업을 도와주러 온 것이다.

 

비싼 색연필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해서 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화려한 색깔의 색연필을 보고 좋아라 하면서 열심히 그리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만족감과 안도감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2018. 04. 15 회원 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