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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 간단한 집수리는 내 손으로

새로 지은 집도 살다 보면 하나둘씩 고장 나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문고리나 형광등처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세면대나 싱크대의 낡은 배관 교체 같은 비교적 간단한 경우는 직접 도전해볼 만하다. 단순히 부품 교체만 했는데도 생각보다도 많은 비용 지출 경험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면서 기초적인 것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 기자도 그런 경험 속에 집수리 교실을 다녔고 이제는 간단한 수리는 직접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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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수리수리다수리 처음’은 집수리에 필요한 기초적인 기술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시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시리즈 강좌이다. 세 번째를 맞이한 이번 프로그램은 6월 7일과 14일, 이틀 동안 여섯 시간의 수업을 통해 싱크대와 세면대 수전의 구조와 원리를 배우고 부속품을 교체하는 실습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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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수리수리다수리’라는 강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마법사의 주문 ‘수리수리 마하수리’가 연상되면서 무슨 마술 관련 프로그램인가 하는 착각이 잠시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짐작하면서, 고장 난 싱크대나 막힌 세면대를 기술자를 안 부르고 혼자서 뚝딱하고 고친다면 마술과 진배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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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재료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 앳된 얼굴의 여성 강사, 알고 보니 업력 5년 회사의 대표

강의실에는 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성 두 분이 바쁘게 실습 준비물을 세팅하고 있었다. 강사와 보조강사였다. 집수리 강사하면 나이가 어느 정도 들은 남성이라고 생각한 기자의 허가 찔렸다. 앳된 얼굴의 강사를 처음 만난 순간 퍼뜩 들은 생각, ‘위트 넘치는 강의 제목의 연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였다. 오늘 강의 과제는 ‘싱크대 수전 및 배수 부품 교체’로 담당 PM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세 시간에 걸쳐 이론교육과 함께 실습을 마쳐야 하므로 시간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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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여성 수강생이 반 이상을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이라 강의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하다. 물론 연거푸 수업에 참여하는 운이 좋은 수강생도 있다. 배운 경험이 있어서 강사의 질문에 척척 대답하며 호응하니 수업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적절하게 질문을 던지며 참여를 유도하는 쌍방향 소통의 수업 방식은 순식간에 수강생들을 몰입하게 했다. 강단 있는 목소리의 똑 부러지는 설명, 수강생의 쏟아지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는 강사의 모습에 기자의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졌다. 앳된 모습 안에 숨겨졌던 노련함과 카리스마가 엿보였다.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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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형선 강사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 여성 전용 집수리 서비스 라이커스

쉬는 시간에 안형선 강사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여성1인 가구들이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성 수리기사가 방문하여 주택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커스(Like-Us)대표이기도 한 안형선 강사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업종을 고민하다가 여성 전용 집수리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본인의 1인 여성 가구 생활 경험이 토대가 되어 창업하게 되었지만, 그전에도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물류대행업체도 운영했으니 고민과 준비의 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당사자로서 느끼고 겪었던 불편함을 개인을 넘어 사회문제로 해결하고자 하는 당찬 의지가 부러웠다. 2019년 창업했으니 벌써 업력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Like-Us는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여성 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에 틈틈이 집수리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출장비는 원홀 수전 66,000원, 벽수전 77,000원에 부품비는 별도이고 카카오톡 상담으로 신청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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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 수전 교체 시 주의점

동영상을 보면서 부품 교체 과정을 지켜보고 주의할 점과 실전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공구 잡을 일이 없었던 주부도 배우면 다 할 수 있다는 말에, 직장만 다니던 남자들도 못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맞장구칠 만큼 수업 시간은 활기가 넘쳤다. “배수관 연결을 어떻게 하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나?” 등등 질문이 나올 때마다 바로 답해주는 즉문즉답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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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사진을 찍어와 물어보는 수강생에게 시원하게 해결책을 내어준다. 할 수 ‘있다’와 ‘없다’가 분명하다. 싱크대와 세면대 부품을 교체하는 방법은 이론상으로는 간단하나 실전에서는 힘들다고 한다. 이유는 오래된 수전일 경우 융착되어 분리하기가 어렵고 설치된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제조회사마다 규격 차이가 있으므로, 부품을 살 때 교체하기 전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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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수리수리다수리, 수리수리마하수리

자, 드디어 실습이다. 안전하고 평등한 실습을 위한 안내 사항을 알려주었다.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 외에 성 평등 언어를 사용하고 실습파트너의 속도를 존중하는 배려하는 자세를 강조한 다음 실습에 들어갔다. 두 명이 한팀이 되어 실습을 진행하였다. 수전과 배수관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눈매들이 날카롭게 빛났다. 

간단한 집안 수리는 직접 해 보고 싶어 신청한 김미경 님은 지난번에는 대기 순번이어서 이번 처음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잘 배워서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고 수업시간 내내 강사님 시연을 꼼꼼하게 기록하더니 실습에도 적극적이다. 아니 모든 수강생이 꼼꼼하게 부품을 연결하고 나사를 조이는 등 실습에 열중하였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마법에 걸린 것처럼 입속으로 ‘수리수리다수리, 수리수리마하수리’를 되뇌었다. 집에서만큼은 마법의 수리기사로 거듭나는 꿈을 꾸었다.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sdchoo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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