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문 산책 : 오경아의 정원 인문학수강 후기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50+ 인문 산책은 기자에게 매우 생소한 정원을 매개로 한 특별한 인문학 강좌였다. 강좌를 탐색하다가 우리에게 정원은 왜 필요할까요?”라는 눈길을 사로잡는 강좌 소개 글의 첫 문장에 호기심이 일었다. 기자가 관심을 가졌을 때는 이미 3회에 걸친 강좌의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있었다. 아쉬웠지만 맛보기라도 하고 싶어 강의장 맨 뒷자리에서 조용히 청강하게 되었다. 강의장에는 수강생들로 붐볐는데 정원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살짝 놀랬다. 정원 전문가이자 작가인 오경아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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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가득한 강의장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정원은 진화한다

 

동물들도 사는 지역에 따라 변하는데, 거주지인 속초와 도회지 서울에서 듣는 매미 소리가 다른 것 같다.”

임팩트 있는 강사의 인사말에서 오늘의 키워드인 거주 환경의 중요성 곧 도시인에게 정원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나름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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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강의 주제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고대부터 도시를 휩쓴 팬데믹 질병들(장티푸스 유행, 천연두, 페스트, 독감 등)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14세기 유럽에서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인 흑사병이 창궐하여 엄청난 사망자를 내었죠. 인구가 밀집된 도시의 열악한 환경이 문제를 야기한 것입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꽃을 파는 풍습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식탁에 꽃을 두니 분위기가 달라짐을 느끼기 시작했답니다. 이것이 정원 개념의 시작이었어요.” 인문학을 곁들인 정원 이야기를 나긋나긋 풀어가는 동안 수강생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받아 적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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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은 터라 도시 팽창이 가져오는 많은 문제점, 즉 도시오염, 감염병 등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환경문제와 인간의 정서적 존엄성의 상실 등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19세기 들어 정원 도시 이론의 토대를 닦은 E. Howard에 의해 정원 도시(Garden City) 건설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았다. 도시 외곽에는 그린벨트를 두고 도심의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주거지역을 형성하는 개념의 도시설계다. 주거 만족도가 높은 과천 같은 신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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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도시 이론을 설명하는 강사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정원 도시를 본떠 타운하우스 개념을 도입한 것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의 가든 시티였다. 가든 시티는 사망률 감소와 주민의 건강 증진 측면에서 주거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도시 사람들은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도시 생태 정원 가꾸기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도시 텃밭 가꾸기 같은 생소한 움직임이 도시농업의 일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강좌 전반에 다룬 정원 발달사는 너무 거시적이라 솔직히 기초지식이 없는 기자가 이해하기는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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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발달과정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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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업에 대해 설명하는 강사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가정에서 키우기 쉬운 화초 소개

 

강좌 말미에 베란다 가든을 디자인하는 요령이 나왔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양한 화분이 있는 집 베란다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집에서도 키우기 쉬운 식물과 좁은 베란다를 정원으로 디자인하는 법, 반려 식물을 잘 키우는 법, 인테리어 차원의 가구와 조합 등을 다뤘는데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좋았다. 듣고 보니 당장 정원을 마련할 수 없거나, 베란다 가든이 없더라도 지금부터 화초와 친숙해지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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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추천하는 반려식물 

 

 

표 외에도 실내에서 기르기 좋은 식물로는 구근 식물군(튤립, 히아신스, 수선화), 에어플란트 틸란시아, 선인장을 포함한 다육식물 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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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 

 

 

인문학을 곁들인 가드닝 강좌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 정원을 가꾸거나 화초 키우는 데 관심 있는 사람에게 매우 유익했다. 기자는 오늘 단순한 호기심으로 강좌를 들었지만 거실에서 화초를 키우는 아내에게는 매우 유익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강의 종료 후 가드닝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 서대문 50플러스센터의 사이도서실에서 오경아 강사의 저서를 검색해 봤다. 마침 정원 인문 기행인 정원의 기억과 식물원예의 기초 서적인 정원의 발견두 권의 책이 있어 빌렸다. 베란다 정원에 대한 우리의 작은 관심이 결국에는 지구 환경문제 해결의 행동화로도 이어질 것을 굳게 믿으면서.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grnl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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