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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6학년 5반인 65세이다.

34년간 공직에 몸을 담고 있다가 나이가 꽉차 60세에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그만 다녀야 하는 정년퇴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직장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젊음과 인생을 바쳤다. 이렇게 열정과 천직으로만 알고 다녔던 직장을 퇴직하고 인생 2막을 시작하려니 행정직으로 입사하여 문서작성과 행정력만 발휘하다가 아무런 기술이나 기능도 없어 그저 앞이 깜깜했다.

 

퇴직 이후 몇 달은 해방된 느낌으로 자유를 즐기면서 수도권 인근 산들을 동료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시간을 보냈으나 아직도 일을 할 수 있는 육체가 허락해주지 않아 1365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다가 서울특별시 산하 50플러스센터 정보를 알고 2020년에는 유진상가 2층에 있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방문하여 자서전 쓰기 교육을 듣고, 교육 기간이 끝난 후에는 수강생 12명이 <가만히 내 이름을 불러보다>라는 자서전을 난생 처음 써보고 마을작가로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이렇게 서대문50플러스센터와 인연이 되어 가끔씩 교육도 받다가 우연한 기회에, 2022년에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을 모집한다기에 2차에 접수했는데 행운이 따랐던지 면접을 본 후 최종 합격했다그동안 국립공원과 관공서에서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무료로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은 활동비까지 지급한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는 업무는 홍제천 생태모니터링과 탄소배출원 제거를 목표로 환경 보전 활동과 생활 속 폐기물의 자원순환 및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지역 주민과 함께 실천하여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 실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이었다.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은 남성들보다 여성 참여자들이 더 많았다. 청계천 근처에 있는 새활용센터와 목동에 위치한 자원재활용센터 등을 견학해 자원순환에 대해 배우고, 친환경 샴푸와 비누 만들기도 직접 해보고 내가 배운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보조교사 역할도 난생 처음으로 해보았다. 모든 활동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고, 또래의 동년배들과 함께 배우고 실천하니 정말 보람 있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레시피란 용어도 모르고 살았는데, 액체가 아닌 고체로 비누인 샴푸바를 만들기 위해 전분과 정제수, 아로마오일, 글리세린 등의 재료를 조그마한 계량 저울에 달아 섞고 반죽해 만들어보기도 했다. 내 손으로 만든 비누를 집에 가져와 사용해 보니 너무 좋았다또한, 홍제천으로 출근하여 외래종 풀을 뽑기도 하고, 홍제천을 깨끗하게 보전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들을 열심히 공부하며 일했다.

이렇게 새로운 일을 하면서 우울했던 인생 2막을 보람있게 보내게 된 이야기를 서대문구청에서 발행하는 서대문마당에도 기고하여 활기차게 생활하는 5, 60대 지역자원순환실천단 모습을 서대문구 주민들에게도 알렸다재활용 제품들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전문 상점도 방문해보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분야들을 이곳 서대문 50플러스센터를 통해 너무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발견했다.

어디 그뿐이었던가!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는 아나바다 실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홍제역과 유진상가 옆 횡단보도 근처에서 우리가 재활용품으로 손수 만든 홍보물과 전단지들을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캠페인 활동을 했던 것도 벌써 2년이 흘렀다. , 시간은 빠르고, 세월도 빨리 지나간다.

 

지금은 몸이 불편해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다 보니 하루하루를 경건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건강이 좋아지면 다시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찾아 종종 강의도 듣고, 보람차게 활동을 계속해야겠다폭염이 계속되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는 법, 가을 바람이 불면 유진상가 2층 우리 서대문50플러스센터 뒤뜰에도 코스모스와 국화꽃 그리고 입주민들이 기르는 작물들도 익어 결실을 맺어가겠지.

수십 년 동안 다니던 공직에서 퇴임을 하고 우울했던 날들을 보내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알게 되어 인생 2막을 활짝 꽃피우면서 새롭게 좋은 인연을 만든 친구들을 잊을 수가 없다.

 서로 돕고 협조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가며 5, 60대들이 먼저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어가면 좋겠다. 우리 서대문50플러스센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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