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글 차은경 서대문50플러스센터 북 코디네이터

 

살아오면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이 있는 공간 서대문 50+플러스 센터에서 한 달에 두 번, 여섯 명의 북 코디네이터가 북 클럽을 하면서 내놓은 질문입니다. 이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된 것은 첫 번째 북 클럽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루키는 오래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꾸준히 달리기를 해오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달리기를 축으로 한 그의 회고록입니다. 전업 작가가 된 이후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달리기 인생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때가 1982년이었으니 올해로 37년 차, 대단하죠?

하루키에게 달리기는 어떤 의미일까요?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유익한 운동인 동시에 유효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나는 매일매일 달리면서 또는 마라톤 경기를 거듭하면서 목표달성의 기준치를 조금씩 높여가며 그것을 달성하는 데 따라 나 자신의 향상을 도모해 나갔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문학사상, 27

 

 

 

하루키의 달리기처럼 살면서 꾸준히 해오는 것들이 있나요? 그것이 자신을 성장시키나요?

 이 질문에 북 코디네이터들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저녁에 산책을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정리해요.”

명퇴 후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7년째인데, 행복해요.”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계속 좋아지는 것 같아요.”

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이 책의 1장 제목은 누가 믹 재거를 비웃을 수 있겠는가?’입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죠? 영국의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는 젊었을 때 “마흔다섯 살이 되어 「새티스팩션 을 부르고 있을 정도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고 큰소리쳤습니다. 그런데 예순을 넘긴 현재(2007년 기준)도 「새티스팩션을 부르고 있는 걸 비웃을 수 없다는 거죠. 믹 재거는 일흔을 훌쩍 넘긴 2019년에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야호!!!

 

 

북 코디네이터가 말합니다.

젊었을 때는 나이 들었을 때가 선뜻 그려지지 않죠. 믹 재거뿐 아니라 누구나 그랬을 겁니다.”

나이 드는 게 아쉬울 때도 있지만 마음은 참 편합니다.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가라면 글쎄요.”

 

여러분의 나이듦은 어떠신지요?

 

(전략)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박우현,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중에서 , 동명 시집(작은 숲 출판, 41)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작은도서관 조성을 위한 공유서가를 사회공헌활동가 북 코디네이터 선생님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터 회원이라면 누구나 도서대출회원 카드를 발급받고 공유서가의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