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행복했던 우리의 시간들,

남부캠퍼스 ‘달밤의 북 나들이’

 

 

 

 

50+의 꿈 책에서 찾다, 북적북적 프로젝트

 

“가을하늘 공활(空豁)한데 높고 구름 없이~”

초등학교 때 즐겨 불렀던 애국가 가사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남부캠퍼스로 향했다.

고향 느낌 물씬 풍기는 개웅산 자락의 과수원이 보이고

뒤이어 남부캠퍼스의 산뜻한 건물이 눈앞에 다가선다.

 

봄에는 배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여름엔 소쩍새 소리가 들리는 남부캠퍼스,

그 정겨운 풍경보다 더 살가운 사람들이 우리를 반기는 곳, 50+ 남부캠퍼스다.

 

남부캠퍼스에서는 ‘다시 꿈꾸는 어른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50+ 세대의 꿈을 지원하는 “50+의 꿈, 책에서 찾다 ‘북적북적(Book적 Book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8년 8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북카페’와 ‘캠퍼스 공간’을 적극 활용해 ‘원 캠퍼스 원 북’ 캠페인을 펼치고

나아가 구로구의 연례행사인 ‘2018 구로책축제’의 주요행사를 공동기획하고 운영함으로써

50+세대를 포함한 지역민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고

다양한 교육·문화행사를 통해 남부캠퍼스를 서울 서남권 교육문화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야심찬 꿈을 실행하고 있다.

 

 

  

 

 

가을 저녁, 낭만적인 '달밤의 북나들이'

 

2018년 10월 19일에 열린 ‘올 가을 최고의 낭만을 만나다.

'달밤의 북 나들이’는 북적북적 프로젝트의 두 번째 행사이다.

제1부 명사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오후 4시~ 5시 40분까지)에서는

오프닝과 원북 소개, 나바시(나를 바꾸는 시간), 유근용 작가의 독서특강(일독일행,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특별한 독서)

순으로 진행되었고

 

제2부, ‘달밤의 북파티’는 2층 열린정원과 1층 북카페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재즈음악도 즐기는 작은 음악회인 ‘달밤의 재즈’,

가을밤 고요한 정원에서 전등 불빛 아래 고요히 책을 읽는 ‘달밤의 북 피크닉’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었다.

 

 

4층 강당에서 진행된 1부 행사는 수백 명의 인원이 강당을 가득 채워

북 콘서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400명의 참여해 남부캠퍼스 책으로 선정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소개에 이어,

 

‘나를 바꾸는 시간(나·바·시)’에는 남부캠퍼스에서 강의를 들었거나

이곳에서 보람일자리에 참여하는 낯익은 연사들이 발표를 해,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서도 누구라도 노력하면 연사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는 시간이었다.

 

 

삶을 변화시킨 글쓰기, 최은주 연사님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학습지원단의 최은주 선생님은

내 인생 후반전을 의미 있게 만든 책으로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추천했다.

평생 사랑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아흔 살인 칼럼니스트가

 

아흔 살 생일에 열네 살의 아가씨를 소개받아 사랑에 빠지고 그 후 삶이 변화된다는 내용이다.

최은주 강사도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글쓰기에 도전해

지금은 파워블로거이자 시민기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여러분도 책 속에서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김성국 연사님

 

 

두 번째 연사는 남부캠퍼스의 수강생이었던 김성국 연사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로 강의를 시작한 김성국 연사는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를 추천했다.

 

그는 4차산업 시대를 맞아 인간의 삶이 기계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IT 산업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만나면 휴머니즘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인간이 따듯함을 나누는 사회공헌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책과 바람난 여자, 손영미 연사님

 

 

나·바·시의 마지막 주자는 50+ 시민기자, 소설가로 활동하는 손영미 연사였다.

어릴 적 100권짜리 세계명작소설로 독서를 시작한 그는 줄곧 책을 읽으며 살았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베란다에 나가 책을 읽으며

다음 생이 있다면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그것을 출품해서 상을 받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소설가로 등단하게 되었다는 손영미 연사는

을 현실로 만든 건 오랜 독서 덕분이라며 인생 소설로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소개했다.

꿈은 단지 목표가 아니라 그것을 가슴에 품는 순간, 이루어지는 과정이 시작된다며 우리에게 꿈을 꾸라고 권한다.

 

 

일독일행,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특별한 독서

유근용 작가 특강

 

 

 

다음으로 유근용 작가의 독서 특강시간에는 작가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유 작가는 한 권의 책에서 한 가지라도 배우고 실천하는 일독일행(一讀一行) 독서법과 메모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 키워드가 학대, 싸움, 폭주, 법원이었다며.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킨 힘이 독서하고 기록하고 행동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세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해 할아버지 집에서 8살까지 자란 그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아버지와 살게 되지만 아버지의 잦은 가출로 새엄마의 폭행과 학대 속에서 지내다,

3년 후 친엄마를 만나 함께 살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도 가출을 일삼다 결국에는 중학교 때 학업을 포기한다.

 

공고를 진학하고도 아르바이트와 오토바이 타는 걸 낙으로 삼으며 경찰서를 들락거렸다.

지역에서 문제만 생기면 경찰이 집으로 전화를 해대고

혹시나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가 날까 걱정하던 엄마는 신경안정제가 없으면 하루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우범청소년 관리대상이던 유근용은 고등학교 졸업 무렵,

이대로 살면 네 인생은 쓰레기밖에 안된다고 걱정하던 담임의 권유로 전문대에 진학했으나 학점은 낙제수준이었고 결국 군대에 갔다.

 
 

 

유근용 작가의 인생을 바꾼 네가지

 

그는 군대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꾼 4가지 경험을 한다.

첫째,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보초를 서며 너무나 할 일이 없어 결국엔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는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자기가 잘못 살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올바르고 성공적이고 제대로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둘째, 인생을 바꾼 두 권의 책을 만나다.

자식에 대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인 《가시고기》와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라는 책이다.

생애 처음으로 가시고기를 완독한 후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는 그는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를 읽으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줄 알았는데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다 한다.

 

셋째, 인생의 멘토를 만나다.

군대 생활 중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사람과 난생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 그는

그의 똑똑함에 놀라고 그와 자신의 수준 차이를 느끼고는 사람은 역시 배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넷째,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되다.

그 후 군대에서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고,

1,800 한자를 정복했지만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점점 강해져 더 많은 책과 한자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사회에 나와서도 끊임없이 책을 읽고

그 내용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독일행 독서법》, 《매일 모으는 성공의 조각, 메모의 힘》 등의 책을 냈다.

그는 현재 저술가로, 섭외 0순위 명강사로, 재테크 강사로 바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강의 말미에 우리를 향해 다양한 책을 읽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질문을 던지며,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한 ‘목표’를 정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마지막 팁으로 감사 일기를 쓰고 목표를 정했으면 끈기 있게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강의가 끝난 후 그에게 궁금했던 몇 가지를 질문했다.

“어려서부터 힘들게 살았다고 했는데 인상이 참 선하고 좋아 보인다.”는 내 말에

그는 “스물다섯 살에 소개팅에 나갔는데 소개팅을 한 여자가 ‘눈이 날카롭고 독기가 느껴진다.’고 말해

그 후로 인상을 바꾸려고 3년 동안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신을 추동한 힘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결핍”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결핍 때문에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하고 늘 후회하는 마음이 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발전적으로 돌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 결과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유근용 강사의 강의를 듣고 인터뷰를 마치며

‘그 어려움을 이기고 저렇게 번듯하게 성공을 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론

저렇게 이루려고 스스로를 얼마나 채찍질하고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에 애잔한 마음도 들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그리 무겁지 않았던 것은 그가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자신이 가진 많은 지식을 사람들과 나누겠다며 연락처를 공개하는 유근용이라는 청년을 보며

그가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은 따뜻해지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다.

 

   

 

강의가 끝나고 두 분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마포에서 오셨다는 여자분(70세)은

“무엇을 하다보면 중간에서 포기하곤 했는데 유 선생의 강의가

자신에게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나아가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으셨다.

 

서대문에서 오신 올해 환갑이라는 남자 분은

“젊은이의 깊은 깨달음이 있는 강의가 감동적이었고 전율이 느껴졌다.

나도 멋진 삶을 살려고 노력 중인데 저런 젊은이가 있어서 우리의 미래가 밝겠구나 생각한다.”고 말씀해주셨다.

 

한 젊은이가 온몸을 바쳐 살아온 삶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 감동과 전율을 내 삶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이제 각자의 몫일 것이다.

 

 

아름다운 재즈 선율과 노을빛, '달밤의 북파티'

 

 

 

 

 

 

제1부를 마치자 2층 정원으로 향했다.

가족 단위 참석자들, 지인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누는 이야기는 깊이를 더하고 즐거움이 넘치게 했다.

 

 

 

 

 

 

곧이어 2부 베스트 뮤직밴드의 재즈공연이 시작되었다.

건반,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드럼으로 이루어진 밴드의 공연은 가을밤을 낭만으로 물들였다.

 

 

엄마와 함께 왔다는 천왕초등학교 2학년 남자 어린이는

자기는 책을 좋아하는데 부모님은 책을 잘 안 본다며 가족이 책 읽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개봉동, 천왕동, 오류동에서 오셨다는 여자분 중 한 분은

“야외에서 재즈를 들으니 마치 재즈 카페에 온 기분이 든다며

남부캠퍼스 같은 공간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축복”라고 했다.

 

또 한 분은 “일주일에 5일은 남부캠퍼스에 들러 강의도 듣고 책을 읽는다.

1층 북카페가 잘 되어 있어 오며가며 책을 읽는데 책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한 분은 오늘 행사에 참여하며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책 읽을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된 것 같다는 소감을 이야기해주셨다.

 

 

남부캠퍼스가 준비한 행사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가슴 깊이 와 닿는 강의들, 흥겨운 음악, 책을 주제로

이렇게 다채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오늘 행사는 준비한 분들의 노고와, 함께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 우리가 만든 한바탕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