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나도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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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플러스재단 남부 캠퍼스 개설 ‘유투버 도전하기’ 첫 수업 후기

여행, 운동, 마케팅, 시 낭송 등 배움 동기 제각각이지만 공유의 즐거움 나누기 위해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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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용 시간 442억분(와이즈앱 조사, 2019년 11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오래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유튜브 얘기다. 네이버의 3배, 페이스북의 10배가 넘는다. 최근 전 연령대에서 사진과 동영상 플랫폼으로 사랑받는 인스타그램의 월간 이용 시간이 27억 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이다.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앱 (출처 : 중앙일보)

 

2019년 12월 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언론수용자조사’(19세 이상 성인남녀 5,040명 대상)를 보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이 2018년 33.6%에서 47.1%로 크게 상승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한 셈으로, 동영상이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대세 플랫폼임을 입증했다. 알리고, 듣고, 관심 사항을 공유하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등 모든 활동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유튜브는 영상 감상에 국한되지 않고 댓글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 툴로써도 기능한다. 이렇게 경쟁 앱을 멀찍이 따돌린 유튜브의 독주체제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 유튜브 이용시간 (출처 : 한겨레)

 

유튜브가 주도하는 ‘나도 미디어’ 시대. 이에 방관자가 아닌 주도적 참여자로 나서겠다며 20명의 수강생이 5월 27일 저녁 시간에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3층 큰 배움실에 모였다. 오늘 배울 강좌는 ‘50플러스 유튜버 도전하기’. 주 1회(화, 18:30~21:00), 총 8회차가 진행되며, 7월 14일 수료한다. 20명 정원에 108명이 지원해 5:1이 넘는 경쟁을 기록한 인기 강좌다. 남부캠퍼스는 이번 유튜버 강좌를 위해 캠퍼스 2층에 ‘50+미디어 랩’을 새로 갖추었는데, 여기서 수강생들은 배운 이론을 직접 실습해볼 수 있다. 오디오와 부스, 거치대, 방음장치 등등 최적의 실습환경을 갖추었다.

 

캠퍼스 2층에 신설된 실습강의실 50+미디어랩 모습

 

교실에서 만난 박종진 씨는 “취미로 시작한 마라톤을 11년째 즐기고 있는데, 풀코스 도전 영상을 멋지게 편집해 약 1천만 명의 마라톤동호인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강좌를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은 힘들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운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즐기면서 할 수 있다”라며 1천만 명에 달하는 마라토너 중 절반인 5백만 명을 구독자로 확보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시를 좋아한다는 이미란 씨는 “동영상을 찍어, 지인들과 공유하면 책으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마케팅을 위해서’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여행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어딜 가더라도 사람들이 유튜브 얘길 해서 궁금해 배우러 왔다’는 등 배움의 목적은 제각각이었지만, 강의에 집중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에서 배움에 대한 열정은 모두가 뜨거웠음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확산 사태 속에서 어렵게 개강한 만큼 안전한 수업환경이 최우선이었다. 수강생들은 교육장 도착과 함께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을 하고 나서 앞뒤좌우 간격이 확보된 지정좌석으로 이동했다. 교육 참여자는 예외 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첫 수업이라 스마트폰과 미디어 그리고 유튜브에 대한 이해 위주로 수업이 진행됐다. 특이한 점은 강사가 세 분이라는 점이다. 메인 강사인 박철우 대표(트루팍프로덕션) 외에 유동흔, 방윤철 크리에이터가 보조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박철우 메인강사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습위주의 강좌인 점을 감안해 효율적인 수업진행을 위해 3명이 나섰다”고 설명해 수강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수강생들이 박철우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첫 수업의 골자는 ‘공유의 즐거움을 체험하는 장으로 접근한다면 오랜 기간 재밌게 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 자신만의 컨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 편집을 도와주는 앱을 통해 마무리하면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다는 강사의 얘기에 수강생들의 기대가 듬뿍 담긴 박수가 쏟아졌다. 박철우강사가 소개한 사례 중 ‘성호육묘장’ 채널은 수강생의 큰 관심을 끌었다.

 

충남 천안에서 육묘장을 운영하는 안성덕씨가 운용하는 채널인데, 농사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2018년 5월 시작했다. 여느 평범한 유튜버와 다르지 않았던 그는 19년 9월에 올린 영상(고구마를 캐다 잡은 두더지를 촬영해 올린)이 수백만 조회수(590만회, 5월27일 현재)를 기록하며 화제의 유튜버로 급부상했다. 분량 조절 없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그대로 올린 영상이었다. 화려한 카메라기술도, 멋진 편집도, 빵빵한 음향효과도 없는 평범한 영상이었지만, 1만 1천여 건의 댓글이 달리면서 안성덕 씨는 삽시간에 인기 유튜버 대열에 합류했다.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소박한 영상과 시골아저씨의 어눌하지만 친근한 목소리가 유저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수강생들에게 “나도 저 정도면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적합한 사례였다.

 

“유튜버 되기 어렵지 않습니다. 컨텐츠를 가진 누구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됩니다” 박철우강사의 이 한마디에 20명의 수강생은 안도와 함께 희망을 확인하고 맘 속으로 “도전”을 외쳤다. 20명 모두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완주해 유튜버 세계로 입문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