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복지] 기억여백방지와 소통이 편해지는 돌봄기술_회상요법전문가과정

 

 

 

가을이 살며시 문을 두드리며 인사를 건네지만, 여름은 아직 떠날 마음이 없는 듯 한낮의 햇살이 여전히 따갑게 내리쬡니다. 이렇게 계절과 계절이 만나는 경계선 위에서,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기억의 숲에서 만나는 마음 소통 프로그램 - 기억여백방지와 돌봄이 편해지는 소통기술(회상요법 전문가 과정)'의 개강일이었습니다.

 

우연한 만남이 이끈 필연적 선택!^^

며칠 전 마주한 영화 '존비딸'에서 본 장면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기억을 회상하면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정이 단순한 상상이 아닌,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삶의 진실을 건드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 때, 마치 운명처럼 <영등포50플러스센터>의 '치매돌봄 회상기법 전문가 과정'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회상의 힘이 무엇일까?!'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바로 수강 신청을 했죠.

 

총 8회차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딱딱한 수업이 아니었습니다. 치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부터 시작해서 회상요법의 이론적 토대, 실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습, 그리고 객관적 평가까지 - 마치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처럼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ADL 기억이론, 1H 화법 같은 최신 치매 예방 이론들과 회상법 프로그램, 파밍(farming) 활동 등의 실습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론에서 배운 걸 바로 손으로, 마음으로 익힐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첫 강의에서 가장 깊이 와닿았던 건 '치매 세상 vs 일반세상'이라는 주제였습니다. 치매를 그저 고쳐야 할 병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그분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거든요. 그순간 무언가가 확 와닿았어요.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치료법이 아니라 이해하는 마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린 자녀에게 정성과 사랑으로 다가갔던 것처럼, 치매 어르신께도 그렇게 해드린다면 어떨까요?" 강사님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이 뭉클했고,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온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지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돌봄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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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의 공기를 바꾸는 에너지! 말보다 몸으로 설명하는 채원기 강사 ⓒ 행복나무

 

 

강의를 이끌어주신 채원기 한국회상요법학회 대표님의 목소리에는 현장의 온기가 그대로 녹아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 사례를  아낌없이 나누어주시는 모습에서 진짜 배움이 무엇인지 느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수강생들의 열정이었어요.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질문하고 경험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강의실 전체가 살아 숨쉬는 것 같았습니다. 이건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누군가의 잊혀져가는 기억을 다시 빛나게 하고 그 사람의 존엄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초고령화 사회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치매는 이미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온 현실이죠. 영화 속에서 회상은 사람을 살리는 마법 같은 장치였다면, 현실에서의 회상은 한 사람의 존엄을 지켜주는 따뜻한 기술이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7번의 만남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 귀한 여정 속에서 함께 기억의 숲을 거닐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끝으로 본 프로그램 통해 유익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세심한 배려를 보내주신 영등포구 구청과 영등포50플러스 센터 담당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소중한 기회를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