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글씨를 쓰고 싶었다. 

예쁜 글씨의 작품을 보면 너무 부럽고 간절해졌다. 

 

겨울이 채 물러나지도 않은 2월.. 숙원하던 캘리그라프 자격증반 과정을 시작하였다. 

사실 그냥 연습하고 글씨써보고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려했는데

자격증반이라니.. 좀 부담도 되고 자격증까지 바라지도 않는다는 소박한 마음이었다.

첫날부터 먹물에 붓에 화선지에 익숙하지 않은 도구들에 다들 버벅대면서

'줄긋기' 'ㄱ' 'ㄴ'을 쓰는데 무슨 추사김정희선생이나 한석봉선생이 되는 냥

온 에너지를 쏟고 집중을 했더니 집에와서 기진맥진했다..

이렇게 써서 글씨를 잘 쓰려나 하는 의구심을 갖고 집에서 부단히 연습하리라 결심을 하지만 

집에오면 왜 그렇게 바쁜지 그 가방 그대로 다시 일주일 후 수업에 참석한다.

 

우리의 열정적인 강사님은 너무 잘쓴다며, 다들 너무 차분하다며 

끊임없이 칭찬해 주면서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신다.. 

그리고 칭찬 후에 역입과 회봉을 잊지말라며 강조해 주시고 처진 팔꿈치를 들으라며 다시 잡아주시고

우리를 진짜 추사 김정희로 키우시려는지 열과 성을 다하여서 부족한 나는 강사님이 옆에 오실때마다 순간 긴장한다.. 

일필휘지로 시범을 보이면서 글씨를 써주면 다 작품이 되고 내공이 느껴지는 강사님을 보면서 저런 

경지로 갈수 있을까 막연해지지만 가방들고 수업만 잘 참석해도 나중에 쓸수 있다고 또 격려해 주신다.

 

자음과 모음, 단어, 짧은문장, 한줄글씨, 두줄글씨... 수업이 진행될 수록 실력도 늘어갔다.. 

그리고 창의적으로 쓰진 못해도 비슷하게 그릴 수 있는것 같다. 전각도 만들고 낙관도 하니

그럴듯 하다.. 그리고 시험도 보고 통과해서 자격증을 받는단다. 

왕관을 쓰려는 자여, 그 무게를 견디라고 했던가 자격증에 합당한 실력이 되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하는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조금 더 연습하면 올해 겨울엔 예쁜카드를 내손으로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지

않을가 기대하며 행복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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